같은 송파구 안에서도…‘폭염’ 때 공원과 주택지역 4도 이상 차이

검은색 건물외벽이 유리 및 흰색에 견줘 4도 높아

송파구청 옥상에서 열화상카메라로 송파대로 관측한 결과. 기상청 제공

폭염 시기, 같은 지역에 있는 공원 녹지와 도심 주택지역의 낮 기온이 4도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관측됐다.

기상청은 올여름 송파구 잠실 부근의 주변 환경이 다른 8개 지점을 사물인터넷 기상관측감지기를 이용해 시민이 실제로 온도를 체감하는 지상 1.5m 지점과 지면 온도를 측정한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이번 관측은 도시에서 주변 환경 조건에 따라 시민들이 느끼는 열환경을 분석해 지자체의 도시 폭염 대응을 지원하려는 목적에서 진행됐다. 기상청은 ①아스팔트 ②흙 ③그늘 쉼터 ④버스정류장(이상 권역 1)과 ⑤공원녹지 ⑥도심 소공원 ⑦도심 주택 ⑧도심 아파트(권역 2) 등 8개 지점을 두 개 권역으로 나눠 각각 3일간 관측했다.

주변환경이 다른 8개 지점 및 열화상카마레 등을 이요한 기온 관측. 기상청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측정 결과, 폭염(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 발생했던 지난 4일, 지상 1.5m의 기온을 관측한 결과 ‘권역 2’의 도심 주택지역 최고기온은 37.7도로 공원녹지(석촌호수) 최고기온인 33.6도보다 약 4.1도 높았다. 기온은 도심 주택, 도심 아파트, 도심 소공원, 공원녹지 순으로 높았다. 도심 주택지역에는 건물이 밀집해 있는데다, 바닥이 아스팔트와 보도블록으로 돼 있으며, 종일 햇볕에 노출돼 기온이 높게 나타났다.

‘권역 1’의 경우, 버스정류장과 아스팔트 도로, 흙 놀이터, 그늘쉼터 순으로 기온이 높았다. 도로 중앙에 있는 버스정류장은 반 폐쇄성 형태의 구조물이 설치돼 있어 공기 흐름이 약한데다 아스팔트 도로가 둘러싸고 있어 아스팔트와 평균기온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8개 지점에서 모두 오후 1시부터 3시 사이 주변 환경에 따른 기온 차이가 크게 관측됐고, 햇볕이 바로 내리쬐는 아스팔트, 흙바닥, 도심 주택, 도심 아파트의 평균기온 대비 최고 기온 상승이 두드러졌다.

도심주택 최고기온이 37.7도로 공원녹지 최고기온인 33.6도보다 약 4도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지면 온도 측정 결과를 보면, 햇볕이 내리쬘 때 바닥이 콘크리트나 블록으로 이루어진 장소는 최고기온이 45~55도 이상이었고, 온도 상승 폭도 컸다. 아스팔트의 최고기온은 지상 1.5m 최고기온에 견줘 최대 18.9도 높았고, 도심 주택과 도심 아파트도 각각 10.9도, 9.2도 높게 관측됐다. 반면 그늘 쉼터나 공원녹지는 기온 대비 지면 온도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2~3도 낮게 관측됐다.

‘권역 1’의 지면 온도는 아스팔트 바닥, 흙바닥, 버스정류장, 그늘쉼터 순으로 높아, 버스정류장이 가장 높았던 1.5m 기온 순과 다르게 나타났다. 버스정류장과 그늘쉼터는 지붕과 그늘로 인해 일사의 영향을 적게 받아 1.5m 기온 대비 지면 온도가 더 낮게 관측됐기 때문이다. ‘권역 2’의 지면 온도 순위는 1.5m와 같았다.

7월7일, 8월1일, 8월3일 `권역 2' 지면온도 관측 결과. 기상청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송파구청 옥상에서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송파대로를 관측한 결과, 건물 외벽의 온도는 외벽 색에 따라 영향이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건물 방향에 따라 일사를 많이 받는 오전 11시를 전후로 검은색 계열의 건물 외벽 온도는 약 46도까지 오르는 등 유리나 흰색 계열에 비해 4도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나 보행로는 오후 2∼3시께 최대 50도 안팎까지 상승해 가장 높은 온도를 보였으며, 녹지는 온도 변화 폭이 크지 않아 30∼35도를 유지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폭염 시에는 최대한 일사를 피하고 공원이나 쉼터 등 그늘에 머무르는 것이 온열질환 예방이 도움이 된다”며 “특히 지면 온도가 1.5m 기온보다 10도 이상 높아 45∼50도 이상으로 나타나는 오후 시간에는 텃밭 가꾸기나 앉아서 작업을 해야 할 경우 햇볕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