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환경보건센터 김록호 박사, 동선 짧은 건축설계 탓
“19살 이하 청소년 질병의 3분의 1이 환경과 관련된 것일 만큼 어린이 환경보건 문제는 중요합니다.” 독일 본에 있는 세계보건기구 유럽환경보건센터 김록호 박사는 23일 시민환경연구소가 연 특강에서 환경오염과 어린이 건강에 관한 유럽의 최근 동향을 소개했다. 그는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를 그만둔 뒤 2003년부터 이 센터 책임자로 있다. 그는 “2004년 부다페스트 ‘환경보건 장관급 회의’에서 어린이 질병의 3분의 1이 환경 탓이란 사실이 처음 공표돼 큰 충격을 줬다”며 “공기 및 수질오염, 납중독, 부상 등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유럽에서는 보건정책 초점이 만성질환, 특히 환경질환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환경문제를 오염문제로 좁게 보지 않고 주택·교통·도시문제로까지 폭넓게 보는 것도 유럽 특징이라고 한다. 따라서 유럽에서 어린이 비만은 환경문제로 분류된다. “건축설계때 사무실과 식당 사이에 녹지를 두도록 한다든지,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도시계획은 바로 이런 까닭”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경우 주택·교통·환경이 다른 영역인양 정책과 연구가 따로 노는 것은 정부와 학계의 ‘밥그릇 챙기기’때문”이라며 “서비스정신 부족이 문제”라고 했다. 그는 또 독일 뮌헨에서 비행장을 이전한 뒤 학생들 학력이 향상됐고, 소음이 늘면 심장마비가 3% 늘어난다는 최근 스웨덴 연구결과를 들며 “소음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알려진 것보다 크다”고 말했다. 글·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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