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길을 걷고 있다. 연합뉴스
연일 이어진 쾌청한 가을 날씨가 주말이면 잠시 주춤할 듯하다. 12일 기상청은 토요일인 14일 남부지방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천둥, 번개, 돌풍, 우박을 동반한 요란한 비가 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가 온 뒤에는 평년보다 기온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이날 오전 열린 브리핑에서 “몽골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영하 25도 이하의 찬 공기가 주말 동안 우리나라 쪽으로 이동해 오면서, 상층의 찬 공기가 대기를 불안정하게 만들면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4일 새벽부터 서해안을 중심으로 비가 시작돼, 오후에는 수도권, 충청, 전북, 강원도를 중심으로 시간당 20㎜ 안팎의 강한 비가 산발적으로 내릴 전망이다. 예상강수량은 수도권, 서해안, 강원 영서, 충청권을 중심으로 5~40㎜, 전북 및 경상 북부, 울릉도와 독도 5~20㎜, 경남 북서 내륙, 광주, 전남 북부는 5㎜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비는 천둥, 번개, 돌풍을 동반하는 것과 동시에, 5㎜ 안팎의 우박까지 섞여 내릴 가능성이 크다. 공 예보분석관은 “불안정한 대기가 형성될 때 강한 상승 기류가 유발되면서 빗방울이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며 얼음 알갱이가 되어 우박이 되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을철 우박은 농작물에 피해를 끼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
비가 그친 후에는 예년보다 낮은 기온을 보이며 반짝 추위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공 예보 분석관은 “찬 공기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통과한 후에 찬 공기가 한반도에 자리 잡으면서 다음 주 초 출근길 추위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14~15일에는 평년 기온(최저기온 7~15도, 최고기온 19~23도)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나 16일에는 한기가 남하하며 기온이 뚝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경우, 강한 바람까지 동반돼 실제 기온은 전날보다 3~4도가 떨어지지만 체감온도는 7도가량 낮게 느껴질 것으로 예상된다. 평년보다 낮은 기온은 주 중반인 18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쌀쌀한 가을 날씨를 보인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연합뉴스
쨍하게 맑았다가 요란한 비가 내리고, 추위가 찾아오는 등 가을 날씨가 이토록 변덕스러운 이유는 뭘까? 공 예보분석관은 “이맘 때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이동성고기압”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를 보면 시베리아 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를 품은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우리나라 쪽에 주기적으로 이동성고기압이 내려오고 있다. 이동성고기압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때는 주로 세 가지 패턴이 주기적으로 반복한다.
첫 번째로, 한반도를 중심으로 서쪽은 고기압, 동쪽은 저기압이 자리 잡는 서고동저형 기압계가 형성될 경우, 하늘은 대체로 맑고, 북서풍의 영향으로 기온이 급강하고 바람이 많이 불게 된다. 기온이 급강하는 다음 주 초반 예상되는 패턴이다.
두 번째로, 한반도가 이동성고기압의 안쪽에 들어와 있을 때는 대체로 맑은 날씨가 지속된다. 한낮엔 햇볕이 강하고 밤사이에 기온이 하강하면서 안개와 서리가 자주 발생한다. 이번 주 내내 이어졌던 쾌청한 가을 날씨가 그 예다.
세 번째로는 고기압과 고기압 사이에 있는 경우다. 이때는 구름이 많거나 흐린 날씨를 보이며 두 고기압 사이에 저기압이 형성되며 비가 내리고, 우박이 떨어질 수 있다. 14일 예상되는 날씨 현상이다.
한편, 기상청은 14일 예보된 비는 요란할 것으로 예상되나 길게 이어지기보다는 강한 비가 산발적으로 내렸다 그쳤다 할 것으로 보인다며, 단풍 관련 야외활동을 계획하고 있을 경우 해당 지역의 기상 상황을 확인하길 당부했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