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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개펄 사라질 새만금…뜨는구나, 저 새들도…

등록 2006-03-31 18:47수정 2006-03-31 19:14

<b>도요새의 운명은…</b> 31일 오후 전북 김제시 만경읍 화포리 개펄에서 민물도요새와 흰물떼새들이 서해의 붉은 노을 위로 무리지어 날아오르고 있다. 이들 철새는 동남아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서 겨울을 보낸 뒤 번식지인 시베리아로 이동하는 중 해마다 3~5월에 전북 새만금 일대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 개펄에서 중간 휴식을 취한다. 
김제/김태형 기자 <A href="mailto:xogud555@hani.co.kr">xogud555@hani.co.kr</A>
도요새의 운명은… 31일 오후 전북 김제시 만경읍 화포리 개펄에서 민물도요새와 흰물떼새들이 서해의 붉은 노을 위로 무리지어 날아오르고 있다. 이들 철새는 동남아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서 겨울을 보낸 뒤 번식지인 시베리아로 이동하는 중 해마다 3~5월에 전북 새만금 일대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 개펄에서 중간 휴식을 취한다. 김제/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31일 늦은 오후 어스름이 깔리기 시작한 전북 김제시 만경읍 화포마을 앞 개펄. 만조로 바닷물에 살짝 잠긴 개펄에서는 이미 낮에 갯지렁이 등으로 한껏 배를 불린 도요·물떼새들이 한가로이 놀고 있었다. 해마다 3월 초부터 가깝게는 대만과 동남아시아, 멀리는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에서 날아오는 민물도요, 큰뒷부리도요, 붉은어깨도요, 붉은가슴도요와 흰물떼새들이다.

같은 시각 화포개펄에서 서쪽으로 30여㎞ 가량 떨어진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 현장에서는 트럭들이 굉음을 울리며 바닷물 속으로 바윗덩이들을 쏟아붓고 있었다. 화포개펄의 철새들은 자신들이 하늘에서 내려다본 공사 현장이 자기네 소중한 휴식처를 앗아가는 작업일 줄은 꿈에도 모를 것이다. 게다가 올가을 시베리아에서 남쪽 월동지로 가는 길에 다시 새만금에 들르게 되면 녀석들은 영 달라진 환경에 당황해할 것임이 틀림없다.

큰뒷부리도요, 붉은어깨도요, 붉은가슴도요들은 시베리아에서 수천㎞를 날아오면서 바닥난 에너지를 새만금 개펄 속의 기름진 먹이로 보충한 뒤 다시 수천㎞ 떨어진 오스트레일리아나 뉴질랜드까지 날아가곤 한다. 하지만 방조제에 가로막혀 바닷물이 들어오지 못하는 새만금 개펄은 더는 예전의 기름진 개펄이 아니게 됐다.

죽어가는 개펄에서 먹잇감을 구하기 어렵게 된 철새들은 다른 장소를 찾아야 할지 모른다. 설령 새로운 먹이 보급처를 찾아내더라도 새만금 개펄처럼 풍족한 먹거리를 만나기도 쉽지 않다. 철새들은 장거리 비행에 필요한 에너지를 비축하는 데 더 긴 시간을 들여야 한다. 수만년에 걸쳐 조금씩 이들의 유전자에 입력된 장거리 비행과 번식 일정에도 큰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김진한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사는 “새만금 방조제가 완공되고 바닷물 유통이 조절되면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새만금 개펄이 줄어들어 이 지역을 찾아오던 도요·물떼새들은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우리는 새만금 바다에서 ‘몸은 비록 작지만 가장 높이 꿈꾸는 새’(가요 ‘도요새의 비밀’ 중)를 만나기 어려우리라 ….

김제/김정수·김태형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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