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환경

탄천 습지 공사 생태파괴 논란

등록 2006-04-06 20:22

탄천 생태보존 지역주민 모임인 오리나무숲의 정우근 회장이 4일 강남구청이 시행하고 있는 탄천 인공습지 조성공사 현장에서 공사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탄천 생태보존 지역주민 모임인 오리나무숲의 정우근 회장이 4일 강남구청이 시행하고 있는 탄천 인공습지 조성공사 현장에서 공사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환경단체 “생태특성 고려안한 조경사업” 비난
강남구 “수질개선 통해 생물다양성 증대” 반박
‘생태 복원인가, 생태 복원으로 포장된 또다른 생태 파괴인가?’

최근 서울시 강남구가 탄천변에서 탄천 수질을 개선하고 생태를 복원하겠다며 벌이고 있는 인공습지 조성 공사를 둘러싸고 지역 풀뿌리 환경단체들과 구청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논란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서울시 생태계 보전지역인 광평교와 탄천교 사이 강남구 쪽 탄천변 둔치에서 시작된 이 공사는 이달 말 준공을 목표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둔치를 따라 400m 가량 구불구불 이어지는 수로와 인공습지의 바닥에는 자갈이 깔렸고, 수로와 인공습지 가장자리는 자연석으로 쌓아 올려졌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로로 탄천의 물을 흐르게 하면 수질이 개선돼 ‘생태복원’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강남구청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강남서초환경연합과 탄천 생태계보전 지역주민 모임인 오리나무숲 등 환경단체들은 이미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돼 보호를 받고 있는 둔치를 파헤쳐 시설물을 설치하면서 생태를 복원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공사 중단과 원상복구를 요구하고 있다.

류주현 강남서초환경연합 간사는 “강남구청은 공사구역에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와 맹꽁이를 비롯한 보호종 야생생물들의 서식지가 포함돼 있는 점을 고려하지 않고, 이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지도 않은 시기에 공사를 진행했다”고 비난하며 “이 점만 봐도 이 공사가 ‘생태’의 ‘복원’보다는 사람을 위한 ‘조경’에 중심을 둔 공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우근 오리나무숲 회장도 “설사 인공습지가 조성되더라도 여름철 홍수기를 몇 번 넘기지 못하고 상류에서 흘러내려오는 토사에 덮여 버릴 것”이라며 “납세자의 세금만 낭비하는 것으로 끝나게 될 전형적인 전시사업”이라고 비난했다.

환경단체들의 비난에 강남구청 쪽은 환경단체들이 ‘적극적 생태복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대응하고 있다. 둔치의 모습을 변형시키기는 했지만 인공습지가 탄천의 수질을 개선하고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가 돼 둔치의 생물 다양성을 증대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생태복원’이라는 반박이다. 구청 쪽은 금개구리 논란을 두고서도 2004년에 벌인 생태조사 때 금개구리가 1마리 발견되기는 했지만, 그 뒤 다시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발견 지역이 본래 서식지가 아니라 홍수 때 상류에서 떠밀려 왔을 가능성이 높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우정수 강남구청 하천관리팀장은 “공사를 벌이고 있는 지역은 이미 전체 면적의 47~48%가 유해식물인 환삼덩굴로 덮여 있는 상태여서 보존을 내세워 손을 대지 않고 방치하면 전체가 환삼덩굴에 점유돼 생태가 극히 단순화할 수밖에 없다”며 인공습지 조성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은 “이명박 서울시장이 청계천 복원으로 인기가 높아진 것을 본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최근 경쟁적으로 생태하천 복원을 추진하고 있으나, 대부분 정치적으로 계산한 일정에 쫓겨 하천의 역사와 생태적 특성, 주민 참여 등에 대한 고려 없이 단순한 토목조경공사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글·사진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지금 당장 기후 행동”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