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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폭음 멎은 자리에 ‘평화마을’ 싹 틔워

등록 2006-08-13 19:11

지난 10일 매향리를 찾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의 평화기행단.
지난 10일 매향리를 찾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의 평화기행단.
농섬 뺀 육상사격장 29만평
추진위, 공원·생태단지 조성
주민들 사유지 매입 기념관도
미 모의훈련·개펄오염등 ‘골치’
투기바람도 불어 갈길은 멀어
경기 화성시 우정면 매향리 ‘쿠니사격장’에 미군 전투기들의 폭격 훈련을 알리던 황색 깃발이 내려진 지 12일로 1년째를 맞았다. 폭격 훈련의 굉음과 흙먼지가 사라진 매향리 들판과 바다에서는 ‘평화마을’의 씨앗이 조금씩 싹을 틔우고 있다.

지난 11일 찾은 매향리. 육상사격장 안 관제탑에서 한국군 병사 몇몇이 한가로이 주변을 살필 뿐, 기지를 에워싼 이중 철조망 곳곳은 무너졌고 수풀로 덮였다. 깃발 없는 깃대만이 이곳이 지난 54년 동안 서슬퍼런 ‘주민 출입금지 지역’이었다는 점을 알려주는 듯했다.

평화로운 일상을 되찾은 매향리를 관광과 생태가 어우러진 평화마을로 바꾸려는 청사진도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와 매향리 주민대책위로 구성된 ‘매향리 평화마을 건립 추진위원회’는 육상사격장 29만평을 평화마을로 만드는 종합계획을 마련하고 다음달 2일 사격장 폐쇄 기념식과 함께 출범한다.

주민들은 이에 앞서 십시일반으로 20억여원을 거둬 대책위 사무실 주변의 사유지 2천평을 사들였다. 질곡의 세월을 보낸 매향리 역사와 함께, 폭격장 폐쇄에 이르기까지 주민과 시민·학생·노동자 등 전국 각지의 이름없는 이들이 겪은 고난과 투쟁 궤적을 담은 기념관이 이곳에 들어선다. 또 보육원 등을 갖춘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매향리 복지관도 들어선다.

추진위는 중금속에 오염되고 폭발물이 남아 있는 농섬을 빼고 육상사격장 29만평 안 미군 관제탑과 농경지를 보존해 수생공원과 유기농업지로 만드는 한편, 매향리와 인근의 입파·국화도를 잇는 평화생태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평화마을의 청사진은 나왔지만 갈 길은 아직도 멀어 보인다. 사라진 미군 전투기들이 지난해 11월 이후 다시 농섬 주변에 떼지어 나타나 실탄 없는 모의훈련을 벌이는가 하면, 정부가 농섬과 주변 개펄에 박힌 포탄과 중금속 오염을 놔둔 채 사격장을 인수하기로 해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또 폭격장 폐쇄 뒤 부동산 개발 바람을 타고 평당 10만∼20만원 하던 논밭이 170만원까지 올랐고 외지인들이 70%를 사들일 만큼 투기지대로 바뀌었다.

전만규 주민대책위 위원장은 “미 공군 모의 사격 훈련의 즉각 중단과 투명한 오염처리, 국방부의 육상사격장 매각 계획 철회 및 주민들의 환매청구권 인정 등 선결 조건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 청원서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화성/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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