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대륙 빅토리아 랜드의 래비린스 대협곡은 1천400만~1천200만년 전 지구 온난화로 형성된 것이며 오늘날 일어나고 있는 같은 기후현상도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과학자들의 연구가 발표됐다.
미국 시라큐스대학과 보스턴 대학 연구진은 지올로지 최신호에 실린 연구 논문에서 약 50㎞에 걸쳐 있는 이런 지형은 빙하 밑의 호수들로부터 엄청난 양의 물이 쏟아지면서 암반이 깎여나가 형성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당시 홍수의 규모는 나이애가라 폭포 수량의 1천배쯤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구진은 암반 표면에 축적된 화산재의 연대 측정을 통해 마지막 홍수 시기를 밝혀냈으며 이 홍수는 당시의 온난화 추세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얼음 없이 바위가 드러나 있는 물길과 마모된 지표면이 미로 같은 그물 모양을 이루는 남극대륙 동부의 래비린스 대협곡은 깊이가 최고 240m, 폭은 수백m에 이르는데 학자들은 이런 지형이 형성되려면 빙하가 녹은 물로는 크게 부족하며 빙하 밑 호수들이 흘려 보낸 물에 의해 침식됐을 것으로 추측해 왔지만 지질학적 증거로 뒷받침되기는 처음이다.
시라큐스 대학의 로라 웹 교수는 빙하 밑 홍수는 지속적이지는 않고 가끔 한 번씩 일어났으며 한 번 시작되면 며칠, 또는 몇 달씩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래비린스 대협곡을 만들어 낼 정도의 수량이라면 온타리오 호수(약2만㎢)가 한 달만에 바닥을 드러내는 속도를 냈을 것이라면서 고대의 이런 현상은 오늘날의 기후 변화에도 중요한 시사를 던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극 빙상 밑에 호수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진 것은 1960년대이며 이후 지금까지 약 150개가 밝혀졌으나 학자들은 이런 호수가 수천개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보스토크 호수는 온타리오 호수만 하며 로드아일랜드 주만한 호수도 있다.
youngnim@yna.co.kr (시라큐스 <美뉴욕주> AP=연합뉴스)
youngnim@yna.co.kr (시라큐스 <美뉴욕주>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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