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가노현 오타리촌 미나미오타리역 앞에 있는 다리와 강. 계단형 물고기 길과 물 흐름을 약화시키고자 박아 놓은 돌기둥들이 눈에 띈다. 오타리(나가노현)/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산사태 대책 세우려 프랑스 유학
141m 거리에 돌계단 19개 설치
141m 거리에 돌계단 19개 설치
[한·일 전문가 수해현장 입체진단:2부 ‘방재 선진국’ 일본을 가다]
② 방재도 친환경적으로 ‘사방댐 천국’ 일본의 방재·토목 관련 공무원과 학자들이 전국 5만8천여 사방댐 가운데 ‘신사’처럼 여기고 자랑하는 사방댐이 있다. 일본 나가노현 마쓰모토시 동쪽의 하치부세산에 있는 ‘우시부세 프랑스식 돌계단 댐’이 그것이다. 에도시대 우시부세강은 잦은 범람과 산사태 등 재해가 끊이지 않았다. 정부는 1885년부터 1901년까지 우시부세산 곳곳에 사방댐을 만들었지만 가파른 산중턱은 비만 오면 산사태가 나고 나무가 쓸려가는 등 백약이 무효였다. 대책 마련에 고심하던 나가노현은 건축사 마루오 이케다 등을 프랑스로 유학보냈다. 이들은 프랑스 곳곳의 사방댐을 연구하다 사니에르 협곡의 지형이 우시부세와 유사하다는 것을 알고 1916년 사니에르의 계단 댐 형식을 도입해 2년여 공사 끝에 계단식 댐을 만들었다. 돌 계단식 사방댐이라지만 돌 계단식 계곡에 가깝다. 141m에 이르는 산중턱 골짝 주변의 돌을 사용해 19개의 돌계단을 설치한 뒤, 산사태 때 내려오는 물과 토석류 등은 계단을 거치면서 충격이 완화돼 하류의 피해가 줄었다. 일본은 1996년부터 이곳에 일본 아카시아, 적송 등 전통 숲가꾸기 사업을 펼치는 등 환경 관리에도 힘을 쏟고 있으며, 문화청은 2003년 이 댐을 유형문화재로 등록해 관리하고 있다. 나가노현 사방팀 야나세 가쓰히로 계장은 “이 돌계단 사방댐은 일본 사방댐의 전통과 상징”이라며 “사방댐이 방재를 넘어 예술로 승화됐다”고 말했다. 마쓰모토(나가노현)/오윤주 기자
일본의 하천정비 방법 보·바닥돌 세워 물흐름 늦추고…
하천 기슭엔 벽 쌓아 무너짐 막아 일본의 하천을 돌아보면 둑 보강시설과 함께 바닥 부분에 신경을 쓴 흔적이 뚜렷하다. 일본 나가노현 오타리촌 미나미오타리역 앞 조그만 다리 밑을 내려다보고는 적잖이 놀랐다. 다리 위쪽에는 조그만 보가 하나 있고, 다릿발 주위에는 긴 돌을 줄을 맞춰 세로로 박아놓았다. 그리고 보와 호안 사이로는 계단형 물고기 길을 만들었다. 호안은 돌을 쌓거나 콘크리트로 정비를 해 둑의 붕괴에 대비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보는 하천의 기울기를 줄여 물의 흐름을 약화시키는 구실을 한다. 하천 바닥에 박아놓은 돌도 물 흐름을 약화시켜 다릿발을 보호하려는 것이다.(감쇄공). 흐름이 셀 경우 다릿발 주변 바닥이 파여 극단적인 경우 다리가 무너지는 경우도 생긴다. 이것뿐 아니라 물이 굽이쳐 둑에 부딪치는 수충부에는 돌로 벽을 쌓아 흐름을 약화시키는 방법(호안)을 쓰고 있었다. 지난 7월 한계령의 한계천과 오색천을 따라가는 국도 44호선은 주로 도로 횡단 배수로가 막혀 물과 토석류가 도로를 넘어가면서 도로 자체가 끊기거나, 불어난 물이 수충부를 치면서 도로가 무너진 사례가 많았다. 또 하천 바닥에 긴 들보를 수십미터씩 나란히 뉘어놓은 곳도 자주 눈에 띄었다. 다른 곳에서는 커다란 자연석을 줄을 맞춰 박아 놓았다. 홍수나 산사태가 날 경우 유속을 늦추고 큰 돌들이 굴러내려가면서 바닥을 긁어 훼손하는 것을 막자는 뜻이다.(상고공)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백용 박사는 “이곳은 산이 높아 하천의 흐름도 급하다”며 “둑과 하천 바닥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복합적으로 동원한 점이 본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하시노키 기술과장 대리는 “이런 시설을 하면 하천과 다리 등 여러 시설을 보호하는 데 유리하다”며 “그러나 큰물이 날 경우 한계가 있으므로 상류와 계곡의 근본적인 대책을 아울러 세워야 효과를 제대로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타리(나가노현)/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
② 방재도 친환경적으로 ‘사방댐 천국’ 일본의 방재·토목 관련 공무원과 학자들이 전국 5만8천여 사방댐 가운데 ‘신사’처럼 여기고 자랑하는 사방댐이 있다. 일본 나가노현 마쓰모토시 동쪽의 하치부세산에 있는 ‘우시부세 프랑스식 돌계단 댐’이 그것이다. 에도시대 우시부세강은 잦은 범람과 산사태 등 재해가 끊이지 않았다. 정부는 1885년부터 1901년까지 우시부세산 곳곳에 사방댐을 만들었지만 가파른 산중턱은 비만 오면 산사태가 나고 나무가 쓸려가는 등 백약이 무효였다. 대책 마련에 고심하던 나가노현은 건축사 마루오 이케다 등을 프랑스로 유학보냈다. 이들은 프랑스 곳곳의 사방댐을 연구하다 사니에르 협곡의 지형이 우시부세와 유사하다는 것을 알고 1916년 사니에르의 계단 댐 형식을 도입해 2년여 공사 끝에 계단식 댐을 만들었다. 돌 계단식 사방댐이라지만 돌 계단식 계곡에 가깝다. 141m에 이르는 산중턱 골짝 주변의 돌을 사용해 19개의 돌계단을 설치한 뒤, 산사태 때 내려오는 물과 토석류 등은 계단을 거치면서 충격이 완화돼 하류의 피해가 줄었다. 일본은 1996년부터 이곳에 일본 아카시아, 적송 등 전통 숲가꾸기 사업을 펼치는 등 환경 관리에도 힘을 쏟고 있으며, 문화청은 2003년 이 댐을 유형문화재로 등록해 관리하고 있다. 나가노현 사방팀 야나세 가쓰히로 계장은 “이 돌계단 사방댐은 일본 사방댐의 전통과 상징”이라며 “사방댐이 방재를 넘어 예술로 승화됐다”고 말했다. 마쓰모토(나가노현)/오윤주 기자
일본의 하천정비 방법 보·바닥돌 세워 물흐름 늦추고…
하천 기슭엔 벽 쌓아 무너짐 막아 일본의 하천을 돌아보면 둑 보강시설과 함께 바닥 부분에 신경을 쓴 흔적이 뚜렷하다. 일본 나가노현 오타리촌 미나미오타리역 앞 조그만 다리 밑을 내려다보고는 적잖이 놀랐다. 다리 위쪽에는 조그만 보가 하나 있고, 다릿발 주위에는 긴 돌을 줄을 맞춰 세로로 박아놓았다. 그리고 보와 호안 사이로는 계단형 물고기 길을 만들었다. 호안은 돌을 쌓거나 콘크리트로 정비를 해 둑의 붕괴에 대비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보는 하천의 기울기를 줄여 물의 흐름을 약화시키는 구실을 한다. 하천 바닥에 박아놓은 돌도 물 흐름을 약화시켜 다릿발을 보호하려는 것이다.(감쇄공). 흐름이 셀 경우 다릿발 주변 바닥이 파여 극단적인 경우 다리가 무너지는 경우도 생긴다. 이것뿐 아니라 물이 굽이쳐 둑에 부딪치는 수충부에는 돌로 벽을 쌓아 흐름을 약화시키는 방법(호안)을 쓰고 있었다. 지난 7월 한계령의 한계천과 오색천을 따라가는 국도 44호선은 주로 도로 횡단 배수로가 막혀 물과 토석류가 도로를 넘어가면서 도로 자체가 끊기거나, 불어난 물이 수충부를 치면서 도로가 무너진 사례가 많았다. 또 하천 바닥에 긴 들보를 수십미터씩 나란히 뉘어놓은 곳도 자주 눈에 띄었다. 다른 곳에서는 커다란 자연석을 줄을 맞춰 박아 놓았다. 홍수나 산사태가 날 경우 유속을 늦추고 큰 돌들이 굴러내려가면서 바닥을 긁어 훼손하는 것을 막자는 뜻이다.(상고공)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백용 박사는 “이곳은 산이 높아 하천의 흐름도 급하다”며 “둑과 하천 바닥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복합적으로 동원한 점이 본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하시노키 기술과장 대리는 “이런 시설을 하면 하천과 다리 등 여러 시설을 보호하는 데 유리하다”며 “그러나 큰물이 날 경우 한계가 있으므로 상류와 계곡의 근본적인 대책을 아울러 세워야 효과를 제대로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타리(나가노현)/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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