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 윤
토론회 참석 방한한 라이 윤
“선진국들의 불법 수출로 반입된 갖가지 유해 폐기물로 중국 농촌 곳곳이 심각한 환경오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들 유해 폐기물 가운데는 한국에서 오는 것들이 적지 않습니다.”
중국의 환경단체 ‘그린피스 차이나’의 폐기물 담당자인 라이 윤(29·사진)은 29일 오후 과천정부청사 브리핑실을 찾아와 유해 폐기물 수입에 따른 중국의 환경오염 실태를 소개하고 한국 언론의 관심을 촉구했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가간 유해폐기물 이동’과 관련한 토론회에 참석하러 방한한 그는 선진국에서 온 유해 폐기물 때문에 심하게 환경이 오염되고 있는 대표적인 곳으로 광둥성의 동남쪽에 위치한 꾸이위 지역을 꼽았다. “꾸이위에선 10만명이 넘는 가난한 노동자들이 석탄화로로 전자회로판의 납 용접을 녹여서 전자부품을 회수하고, 들판에서 폐전선 뭉치를 소각해 구리선을 회수하는 등 원시적 방식으로 유해 폐기물을 처리하면서 자신의 건강을 해치고 환경까지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그는 문제의 심각성을 나타내주는 근거로 지난해 꾸이위 지역 1~6살 어린이 165명을 상대로 한 혈중납농도 분석에서 81.8%가 납중독 상태임을 확인한 한 의과대학의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그는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유독물질을 발생시키는 전자제품의 무독성화를 위해 제조업체들이 협조해 줄 것”을 호소하며 “삼성·소니·노키아 등을 협조적이나, 엘지·모토롤라·파나소닉 등을 비협조적 업체”라고 평가했다. 라이 윤은 “안전하게 처리할 능력이 없는 개발도상국에 유해 폐기물을 이전하는 것은 비도덕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글·사진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