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도시는 무질서한 기존 도시 풍경을 탈피하기 위해 도시의 기본 색채를 정하고 광고물의 난립을 제한하며 건물의 미관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사진은 세계에서 가장 경관이 아름다운 도시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체코의 프라하의 제1도로인 바츨라프 거리의 모습.
도시환경 색채·건축물 미관·옥외광고물 설치기준 마련
행정도시는 이제까지의 한국 도시에서 볼 수 없었던, 깔끔한 경관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도시에서 보듯 주변의 자연환경과 거리, 건물이 서로 어울리는 도시경관을 한국에서도 보게 될 것 같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지난 4일과 6일 ‘도시환경색채’ ‘건축물 미관기준’ ‘옥외광고물 설치기준’에 대한 연구의 중간보고회를 열어 경관 아이디어를 전문가들로부터 들었다. 이 자리에서 행정도시의 색채를 연구한 이진숙 충남대 건축학부 교수는 화사하고 깨끗하나 정갈한 이미지의 ‘밝은 아이보리(상아색)’와 ‘옅은 갈색’을 행정도시에 주로 적용할 기조색으로 제안했다. 이 교수는 “지난 몇달 동안 행정도시 예정·주변 지역의 자연환경 색채조사를 벌인 결과를 바탕으로 이 두가지 색채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행정도시의 도시 기조색이 결정되면 이곳에 지어지는 집과 건물들은 외장재료와 색깔을 선정할 때 이 기준을 따라야 한다. 아울러 이 교수는 행정도시 주요 거리와 건물들에 어울리는 색채도 함께 제안했다. 중앙행정과 도시행정 거리는 상대적으로 짙고 분명한 색채, 국제교류 거리는 밝고 옅은 색채, 문화업무 거리의 저층은 짙고 중고층은 옅은 색채, 복합쇼핑 거리의 저층은 다양하고 중고층은 옅은 색채, 첨단지식 거리는 차분하고 차가운 색채, 대학 거리의 저층은 짙고 중고층은 차가운 색채, 의료복지 거리는 옅고 따뜻한 색채가 어울린다는 것이다. 기존 도시 거리에 무질서하게 들어선 옥외 광고물에 대한 대책도 나왔다. 김경인 브이아이랜드 소장은 “행정도시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광고물의 난립을 막아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를 위해 김 소장은 행정도시 권역별 특성에 따라 옥외광고물의 크기, 수량, 위치, 색채, 재료에 대한 기준을 세우고 건축 허가·신고 때부터 건축주에게서 옥외광고물 설치계획서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또 행정도시 광고물 허가·단속 권한을 건설청장이 갖도록 할 것과, 주민 스스로 광고물을 관리하는 ‘광고물 협정제’도 제안했다. 그는 “옥외광고물을 제작한 사람의 실명을 광고물에 붙이고 점포를 분양·임대할 때도 광고물 설치계획서 내용을 계약서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도시설계학회의 이희정 아주대 교수는 ‘건축물 미관’과 관련해 “기존 신도시와 다른 행정도시의 정체성과 통일된 이미지를 정립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보고했다. 이 교수는 건축물 미관의 수준을 높이려면 지붕, 옥탑, 최상층, 발코니, 옥외계단, 담장 등 주요 요소의 구체적인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보행자가 많은 상업·업무시설엔 아케이드나 공중회랑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행정도시청은 이 세 가지 외에 △공원·녹지·물가 공간 조성 △공공시설물 환경디자인 △야간경관 △도시구조물 미관 기준 등도 마련할 계획이다. 글·사진 김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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