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바람 불어오면 이산화황 ‘최대 28배’↑
한반도가 중국의 공업 지역을 거쳐온 기류의 영향을 강하게 받을 때 한반도 주변 상공의 이산화황 농도는 보통 때보다 평균 8배, 최대 28배까지 치솟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해 4월부터 6월 사이 항공기를 이용해 12차례에 걸쳐 한반도 1.0~1.5㎞ 상공의 대기오염 물질 실태를 측정해 1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한반도 상공이 중국 중·남부 공업 지역에서 이동해온 기류의 영향을 강하게 받을 때, 대기 중 이산화황 농도는 평균 2.25ppb, 최대 8.01ppb를 기록했다.
이는 한반도 상공의 기류 흐름이 일본과 북태평양 쪽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중국 대륙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때 측정된 이산화황 평균 농도 0.29~0.36ppb보다 최대 28배나 높은 것이다.
이렇게 중국에서 이동해온 이산화황은 한국을 거쳐 일본이나 태평양 쪽으로 빠져나가기도 하지만, 상당 부분은 비나 눈에 섞여 한반도에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과학원이 항공기를 이용한 실측치를 대기오염 물질 장거리 이동 모델에 적용해 분석한 결과, 비나 눈에 섞여 떨어지는 ‘습성 황 침적량’에 대한 중국의 기여율은 작게는 51%, 크게는 94%에 이르는 것으로 계산됐다.
비나 눈이 내리지 않을 때 떨어지는 ‘건성 침적량’을 포함한 총 황 침적량에 대한 중국의 기여율은 이보다 다소 낮은 24~44%로 분석됐다. 황은 토양을 산성화시켜 나무의 생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산성비의 주요 원인물질이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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