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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전자현미경으로나 보이는 지름 2.5㎛(1㎛는 0.001㎜) 이하의 작은 알갱이를 가리킨다. 크기가 작아서 허파 속 깊이 침투해 건강에 해를 끼치는 가장 심각한 대기오염물질의 하나다. 경유차에서 많이 나오지만 휘발유차에서도 나온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하면 장기적으로 심혈관계 질환에 따른 사망은 5%, 폐암으로 말미암은 사망은 8%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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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기와 심혈관계 질환, 폐암 등을 일으키는 초미세먼지(PM 2.5)의 수도권 대기 중 농도가 ‘민감한 사람의 건강에 위해한 수준’ 이상인 날이 1년에 절반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통 사람의 건강에 위해한 수준’을 넘는 날도 1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대기환경학회가 환경부 연구용역 사업으로 2002년 8월부터 만 3년 동안 서울의 전농동·불광동·정동·방이동과 인천의 용현동·강화도, 경기도 양평 등 풍향을 고려해 선정한 수도권 지점 7곳에서 초미세먼지 농도를 집중 측정하고, 이에 더해 전농동과 용현동에서는 계절별로 최대 60일까지 연속 측정을 해 분석한 결과다. 초미세먼지는 현재 국내에는 환경기준조차 설정돼 있지 않으며, 장기간 연속 정밀측정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부가 6일 공개한 용역 보고서를 보면, 측정 지점 7곳 가운데 연속 측정을 한 서울 전농동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봄 41.7㎍/㎥, 여름 24.3㎍/㎥, 가을 41.5㎍/㎥, 겨울 47.8㎍/㎥이었으며, 연평균으로는 38.8㎍/㎥을 기록했다. 이 연평균 농도는 미국의 24시간 평균 단기기준(35㎍/㎥)보다 높고, 연평균 기준(15㎍/㎥)보다는 갑절이 넘는 수치다.
이 측정 결과를 미국 환경청의 대기질지수(AQI) 등급에 적용하면, 전농동의 초미세먼지 수준은 연간 측정일수의 46% 이상에서 ‘민감한 사람에게 위해한 수준’(40.5㎍/㎥ 이상)을 넘었고, ‘(보통 사람에게) 위해한 수준’(65.4㎍/㎥)인 경우도 14.9%나 됐다.
마찬가지로 연속 측정이 이뤄진 인천 용현동의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40.9㎍/㎥으로, 민감한 사람에게 위해한 수준 이상의 농도를 보인 날이 51.5%를 넘었고, (보통 사람에게) 위해한 날은 21.2%였다. 연속 측정이 이뤄지지 않은 정동과 방이동의 연평균 농도는 각각 49.3㎍/㎥, 45.5㎍/㎥로, 전농동과 용현동보다도 높았다.
연구용역을 총괄한 김신도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수도권에서 미세먼지농도의 지역별 차이는 거의 없다”며 “측정 지점 7곳 가운데 장기간 연속 측정을 한 지역의 분석 결과는 서울시와 수도권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값”이라고 말했다.
측정된 초미세먼지의 배출원별 비중은 대기 중의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등에서 만들어진 2차 먼지가 31.4%로 가장 높았고, 자동차가 배출가스가 22.8%로 두 번째였다. 한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과장은 “가스 형태로 배출된 물질이 대기 중에서 2차 먼지로 전환되는 것을 고려하면 자동차의 기여율은 훨씬 더 높을 것”이라며 “엔진의 연소 특성상 초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하는 경유차에 매연저감장치를 다는 등의 대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