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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시도때도 없이 ‘주룩주룩’…원망스런 하늘

등록 2007-08-14 01:52수정 2007-08-14 08:23

국지성 호우가 온종일 내린 지난 10일 한강 상류 지역에서의 국지성 호우로 누렇게 변한 서울 송파구 한강시민공원 앞의 한강물과 파란 하늘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김명진 기자 <A href="mailto:littleprince@hani.co.kr">littleprince@hani.co.kr</A>
국지성 호우가 온종일 내린 지난 10일 한강 상류 지역에서의 국지성 호우로 누렇게 변한 서울 송파구 한강시민공원 앞의 한강물과 파란 하늘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건설일용노동자·농민 등 한숨
“이달 들어 나흘 일했습니다. 정말 미칠 지경입니다. 그렇다고 누굴 원망하겠습니까?”

경기 성남에 사는 건설일용노동자 정한영(42)씨는 하늘만 보면 화가 치민다고 했다. 그나마 일한 나흘도 비 때문에 하루는 ‘0.3일’, 또 하루는 ‘0.5일’만 계산돼 정씨가 일당을 받은 날은 사흘이 채 안 된다. 그는 “출근하는 새벽 4시30분께는 비가 오지 않다가, 일하는 도중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오전 10시, 낮 12시에 일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일당 6만~10만원을 버는 정씨는 다음달 말 추석을 어떻게 지낼 지 걱정이다. 건설업계 관례상 두달 뒤 임금을 주는데, 7~8월 비 때문에 거의 일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씨의 긴 한숨과 상관없이 하늘에는 여전히 검은 구름이 가득하다. 경기도에는 8월 들어 12일 중 11일 동안 비가 왔다. 최명선 건설산업노조연맹 정책부장은 “전국에 걸쳐 비 때문에 건설일용노동자들의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시도때도 없이 내리는 비 탓에 농민들도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벼이삭이 나와 농약을 쳐야 할 요즘, 비는 농민들에게 무시무시한 ‘적’이다. 정광찬 농림부 총무과 관리관은 “농약을 뿌리고 8시간 안에 비가 오면 효력이 절반밖에 미치지 않는 등 농약을 주는데 날씨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일기예보를 묻는 농민들의 민원전화가 하루 200~300통씩 걸려온다”고 말했다.

한해 한차례 밤하늘에서 펼쳐지는 ‘유성우’도 올해는 볼 수 없게 됐다. 애초 12일부터 14일 새벽까지 시간당 많게는 100개의 별똥별이 쏟아질 것으로 예측됐으나, 날씨 탓에 보기가 힘들어졌다. 이임승(32·인천 계양구 장기동)씨는 “초등학교 딸 아이 방학을 맞아 큰 마음 먹고 유성우를 보기로 계획해 예약까지 했는데 비 때문에 무산됐다”며 “아이가 상심이 크다”고 말했다.

8월 중 비온날
8월 중 비온날
드라마 제작팀, 군대, 미장원, 숙박·건강식품 업계도 비 때문에 울상이다. <서울방송> 드라마 ‘강남엄마 따라잡기’의 오환민 프로듀서는 “학교 운동장 장면이 많아 지난주에는 비 때문에 촬영시간이 몇 배는 더 걸렸다”고 말했다. 충남 당진에서 군 복무 중인 박재민 상병은 “아예 처음부터 비가 오면 그냥 실내에 있는데, 날이 맑았다가 다시 비가 오는 경우가 많아 땅이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야외 훈련을 계속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비 오는 날 ‘파마’가 잘 안된다는 속설 때문에 미장원에도 손님이 훨씬 줄었다.

이사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사는 김희경(31)씨는 “장마가 끝났다고 해서 16일에 이사할 예정인데, 요즘 날씨가 하도 변덕스러워 걱정이 크다”며 “집을 비워주기로 해서 다른 날로 옮길 수도 없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전염병관리팀은 상황에 따라 지역에 살충·살균제 등을 보내기 위해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피서지 숙박업소들과 음식점들, 음료 및 아이크림 업계, 인삼·건강식품 업계도 때아닌 ‘된서리’를 맞았다.

김소연 노현웅 기자 dandy@hani.co.kr, 이재휘 인턴기자(고려대 경영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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