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이상기상 가능성 왜 높을까
겨울 황사 가능성도 높아
‘온난화’와 ‘라니냐’의 밀고 당기기? 올 겨울 날씨 전망이 간단치 않다.
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이 지속되는 터에, 춥고 건조한 날씨를 몰고오는 ‘라니냐’(해수면 저온 현상)가 최근 태평양에서 출현해 서로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라니냐는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던 겨울 기온을 ‘평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내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온난화는 라니냐의 추위와 가뭄을 주춤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하지만 상반된 성질의 두 요인이 부딪히다보니, 올 겨울 날씨는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기상청이 23일 자체 기후모델로 예측해 발표한 ‘겨울철 기상 예보’에는 이런 ’불안정’이 뚜렷이 나타났다. 정연앙 기후정보화국장은 “겨울 석 달 동안 기온과 강수량의 ‘평균값’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 되겠지만, 온난화와 라니냐의 영향으로 날씨 변동 폭이 크고 이상기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미 라니냐에 따른 가뭄, 집중호우, 추위가 태평양 연안 나라들에 나타날 정도로, 라니냐의 세력은 뚜렷이 감지되고 있다. 윤원태 기후예측과장은 “변동 폭이 크다는 뜻은 따뜻하고 건조하다가도 갑작스럽게 큰눈이나 강추위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월별 예보를 보면, 12월엔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기온 변화가 심하고 주로 서해안 지역에 눈이 오겠으며, 1월엔 서해안 지방과 강원 영동 지역에, 2월엔 강원 영동 산간에 많은 눈이 내리겠다. 2월엔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짧은 겨울’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꽃샘추위는 매서울 것으로 예상된다.
겨울 황사가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 윤 과장은 “라니냐가 발생하면 북서쪽 한기가 내려오면서 편서풍이 발달해 황사가 나타날 확률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만기 청장은 이날 “큰 눈 피해에 취약한 지역을 중심으로 기상재해에 각별히 대비해야 한다”며 대설과 강풍·황사 관측 강화 등 기상방재대책을 발표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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