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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이사람] 운하 물길로 ‘행복’도 흐를까요

등록 2008-04-02 19:07

운잘모(운하 안 하고도 대대손손 잘 사는 방법을 연구하는 모임) 1기 회원들이 책 발간을 위한 토론 모임을 하고 있다. 그들은 직접 자료를 토대로 그려낸 ‘경부운하 조감도’를 보면 운하 사업의 비현실성을 실감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 현암사 제공
운잘모(운하 안 하고도 대대손손 잘 사는 방법을 연구하는 모임) 1기 회원들이 책 발간을 위한 토론 모임을 하고 있다. 그들은 직접 자료를 토대로 그려낸 ‘경부운하 조감도’를 보면 운하 사업의 비현실성을 실감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 현암사 제공
운하 없이 잘 사는 길 찾아나선 ‘운잘모’
주부·시인·학생 등 자발적 ‘지식 두레’ 결성
“무조건 반대·시위 넘어선 창조적 제안 필요”
공동학습으로 ‘…잘 사는 50가지 방법’ 펴내

한반도운하 건설 계획을 반대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왜 운하를 해서는 안 되는지’를 넘어 ‘운하를 하지 않고도 잘 살 수 있는 길’을 직접 찾아 나선 시민들이 있다. ‘운잘모’, 말그대로 운하 안 하고도 대대손손 잘 사는 방법을 연구하는 모임을 줄인 이름이다.

“처음엔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것을 계기로 운하 건설 공약을 걱정하면서 평소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는 몇몇 지인들과 공부를 시작했어요. 도대체 전국토를 파헤치는 토목공사를 어떻게 하겠다는 발상인지부터가 궁금했거든요.”

첫 제안자인 황상규 환경운동연합 정책처장은 한 회, 두 회 모임이 계속되면서 입소문을 듣고 참여하는 사람들이 들어나 자연스럽게 모임이 꾸려졌다고 소개했다. 대학생(이수길)을 비롯해 교수(이창현), 주부(정은선), 회사원(조은실), 시민운동가(오유진), 시인(김자현), 언론인(강보향), 출판인(형난옥) 등등 ‘1기 회원’ 9명의 직업이나 나이가 다양한 이유다.

1월초부터 환경 전문가인 황씨의 발제를 듣고 저마다 자료를 찾아 문제점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7차례 학습모임을 끝낸 이들은 “운하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그 결론을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야 한다는 데 의기투합했다.

“운하 문제를 짚다보니 우리 땅의 아름다움과 거기에 사는 뭇 생명들의 가치, 환경보전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 지를 새삼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우리가 찾은 지혜를 모아 온 누리에 나누는 두레를 만들기로 했지요. 벌써 지역 단위로 하나 둘 두레가 늘어가고 있어요.”

마침 출판 전문가인 형(현암사 전무)씨가 발벚고 나서면서 이들은 학습한 내용을 책으로 만들어 널리 소개하기로 했다. 당장 아이들이나 친구들에게 운하를 반대해야 하는 이유를 알아듣기 쉽게 설명할 필요성을 느끼기도 했다.

“새만금 간척이나 동강댐 건설 반대 운동 사례를 분석해보면서 무조건 반대나 당위적인 구호, 시위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개선 방안은 없는지, 다른 대책은 없는지 좀더 고민하고 창조적인 제안을 해서 시민들의 건강한 의식이 정책을 세우고 이끌어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 날 이후 인터넷 카페(cafe.never.com/unjalmo)를 연 이들은 저마다 고민하고 찾아낸 ‘대안’을 모았고, 수십차례 논의와 밤샘 작업 끝에 <운하 안 하고도 대대손손 잘 사는 50가지 방법>(현암사)을 펴냈다. 각 장마다 문답식으로 구성해 압축된 설명과 그림, 또는 참고 자료까지 곁들인 책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한 눈에 이해할 수 있는 ‘운하사업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3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아현동 현암사에서 책 발간 ‘축하의 시루떡 나누기’ 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이들은 그 수익금을 초·중·고교생과 대학생 등 미래세대들에게 책을 보급하는 기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사진 현암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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