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 천성산 터널구간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100일 간 단식했던 지율스님은 26일 "단식을 풀자마자 2조5천억원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언론 보도가 바로 자연을 바라보는 이 사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지율 스님은 영남대 문과대 학생동아리 생명아카데미의 초청으로 마련된 이날특강에서 "내가 요구한 것은 고속철도 공사의 중단이 아니라 환경영향평가를 포함한법적 절차를 제대로 밟으라는 것이었고 그래서 얻어낸 것이 겨우 3개월간의 환경영향평가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율 스님은 단식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이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극단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나 자신은 자연에 대한 사랑과 감사의 표현을 한 것 뿐이고단 한 번도 죽는다는 것을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 "죽음까지 연상케한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의를 표했다.
지율 스님은 일부 환경단체와의 불화설에 대해 "불화가 있었던 것은 그들의 질서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이어 "환경단체나 자연을 사랑한다고 하는 학자들은 항상 자연을 사랑하고 있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들이 항상 자연을 가까이한 사람들은 아니었다"면서 "나는 이 운동을 하는 동안 어려움에 봉착할 때마다 한 그루 나무를 끌어안고 자연의 소리를 들으려 애썼다"고 소개했다.
지율 스님은 환경영향평가가 예상밖의 결과를 낳을 경우 단식을 재개하겠느냐는질문에 "나중에 올 결과가 좋지 못하더라도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만최선을 다할 뿐"이라면서 즉답을 피했다.
특히 지율 스님은 이날 특강에서 첫사랑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학생들의 요청에출가하기 전인 20살 때 남자친구가 단 한 번 버스에서 어깨에 손을 올렸던 기억을떠올리면서 30여년간 자신도 모르게 이 남자친구의 꿈을 꾸었던 일을 소개해 눈길을모았다.
지율 스님은 "언젠가부터 누군가가 뒤에서 안아주는 꿈을 꾸곤했는데 무의식 속에서도 싫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면서 "의지로 뿌리쳐야되겠다는 생각을 하던중 어느날 꿈에 손을 풀고 뒤를 돌아보니 20살 때 단 한번 어깨에 손을 얹어준 바로그 남자 친구의 얼굴이었다"고 말했다.
지율 스님은 이어 "남자 친구의 얼굴을 본 순간 그는 `이제는 꿈 속으로도 찾아오지 못하겠구나'라고 말해 잠을 깨는 순간까지 울었던 경험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지율 스님은 자신의 꿈에 대해 "소중한 체험이었고 수행 속에서 (감정을) 풀어나갈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다"고 덧붙였다. (경산/연합뉴스)
지율 스님은 이어 "남자 친구의 얼굴을 본 순간 그는 `이제는 꿈 속으로도 찾아오지 못하겠구나'라고 말해 잠을 깨는 순간까지 울었던 경험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지율 스님은 자신의 꿈에 대해 "소중한 체험이었고 수행 속에서 (감정을) 풀어나갈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다"고 덧붙였다. (경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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