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전선 기상도
장마 일찍 끝날수도
폭염특보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발효된 10일에도 폭염 피해가 이어졌다. 기대했던 ‘11일 단비’는 내리지 않고 구름만 많이 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일 저녁 7시50분께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전북 정읍시 이평면에서 박아무개(87·여)씨가 콩밭에서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으며, 10일에도 탈수 증세 환자들이 속출하고 전남·광주·강원 등 초·중학교들에서 단축수업이 잇따르는 등 찜통더위 피해가 이어졌다. 10일 낮 최고기온은 순천 35.5도, 포항 35.3도, 대구 35도, 광주 34.1도 등 많은 곳에서 섭씨 30도를 웃돌았다.
기상청은 “11일엔 애초 예상했던 비가 서해 5도에만 조금(5~10㎜) 내리고 그 밖의 전국엔 구름만 가끔 많이 끼겠다”고 내다봤다. 비가 오지 않더라도 구름이 많이 끼면서 11일 이후 최고기온이 조금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1일 0시를 기해 경상도와 일부 지역을 빼고 폭염특보를 모두 해제했으나, 30도 안팎의 무더위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는 다음주인 16~17일쯤 한 차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과 장마는 앞으로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 향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이후 찬 공기를 지닌 오호츠크해 기단이 힘을 잃자, 이에 맞서 있던 남쪽의 북태평양 기단이 빠르게 북상해 ‘고온다습’의 기세를 올리며 폭염을 주도해 왔기 때문이다. 이 바람에 장마전선은 현재 중국 쪽으로 밀려나 있다.
김승배 공보관은 “중부와 남부지방의 장마 체감이 다를 뿐 올해 장맛비가 적게 왔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부터 9일까지 내린 강수량을 보면, 예년에 견줘 남부(해남 +244㎜)에선 더 많은 비가 내렸지만 중부(서울 -79㎜)에선 비가 적게 와, 장마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대체로 장마는 7월 말에 끝나는데 지금 추세라면 올해엔 이보다 빨리 끝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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