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내년부터…“장마 시작·끝 불분명해져”
기상청의 일기예보에서 ‘장마’라는 용어가 사라진다. 지난 6월 장마 시작 시점을 예보하면서 올해 장마의 종료 시점을 예보하지 않겠다고 한 기상청이 내년부터는 아예 장마 시작 시점 예보도 내지 않기로 한 것이다.
기상청은 22일 정책브리핑에서 “최근 장마전선이 형성되기 전이나 소멸된 뒤에도 자주 많은 비가 내려 장마 시작·종료 시점 예보가 여름철 강수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가 되지 못해, 내년부터 장마예보를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여름철 강수 형태가 달라진 데는 기후변화가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기상청의 분석이다. 엄원근 기상청 기후국장은 “최근 10년 간의 여름철 강수 패턴을 분석한 결과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화하면서 장마의 시작과 끝이 불분명해졌다”며 “불분명한 장마의 시작과 끝을 언급하면 국민에게 혼란만 줄 수 있다는 학계의 의견을 반영해 이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장마는 기상학상 장마전선의 영향에 따라 내리는 비를 뜻하지만, 대부분 국민들은 장마를 여름철에 장기간 내리는 비로 ‘잘못’ 이해해 왔다. 이에 따라 기상청이 예보한 장마철을 피해 여름휴가 계획을 잡았다가 많은 비가 내려 휴가를 망치게 되면 일부 국민들이 기상청을 원망하는 상황이 벌어지곤 한 것도 이번 결정의 배경이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