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환경

목표는 창대하나 실행은 미약하리

등록 2008-11-16 19:19수정 2008-11-16 19:35

정부 기후변화 적응 종합계획
자연재해 감소 달성할 구체적 방안 없어
부처별 연계 미흡 “연구개발계획에 불과”

지구촌 최대 위협으로 간주되는 기후변화는 인류가 당장 온실가스 감축에 성공한다고 해도 멈춰지지 않는다. 일단 배출된 온실가스는 100년 이상 대기 중에 머무르면서 지속적으로 온실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대책이 ‘적응’에서 출발해야 하는 이유가 거기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기후변화 적응 대책은 최근까지 정책 입안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는 제3차 기후변화 종합대책(2005~2007년)에 포함된 적응 관련 예산이 모두 190억원으로, 종합대책 총예산의 0.1%에 불과했던 것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환경부가 “기후변화 적응 정책의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는 최초의 국가기본계획”이라며 지난주 공청회에서 내놓은 ‘국가 기후변화 적응 종합계획안’은 이런 맥락에서 각별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공개된 계획안은 다른 많은 정부계획과 흡사했다. 목표는 야심적으로 제시됐으나, 그것을 달성할 구체적 방안이 뒷받침되지 않는 문제점이 여기서도 반복된 것이다.

계획안은 2030년까지의 장기목표로 △과거 10년(1996~2005년) 대비 자연재해 피해 10% 감소 △기후변화 적응 신사업 총매출 국내총생산 대비 1% 달성을 내걸었다. 과거 10년간 연평균 자연재해 피해액이 2조원인 것을 고려하면, 해마다 피해액을 2천억원 가량 줄여야 한다는 계산이다. 기후변화로 극한적 기상현상이 점차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기후변화 감시망 보강 △국가 장기생태연구사업 확대 △기후변화에 의한 생태계 영향 및 취약성 평가기법 개발 △기후변화에 따른 연안 오염 및 환경실태 파악 등 계획안에서 제시한 190개 역점 추진 과제 가운데 자연재해 피해 감소로 바로 연결될 수 있는 것들은 그리 많지 않다. 공청회 토론자로 참석한 정희정 기후변화센터 사무국장은 “이번 계획은 적응계획이라기보다 연구개발계획에 가깝고, 그나마 종합적인 연구개발계획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계획안에서 나타난 이런 한계는 현재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적응 대책의 수준으로 볼 때 불가피한 측면도 없지 않다. 계획안 스스로도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적응대책의 현 수준에 대해 “적응대책의 수립과 시행에 우선돼야 할 기후변화의 영향과 그로 인한 취약성에 대한 과학적 평가도 아직 실시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부처별 또는 부문별로 설정돼 있는 과제들을 서로 연결시킬 방안의 부재, 교육과 홍보 방안 미흡 등도 복수의 토론자들에 의해 공통적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손요환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는 “부문별 부처별 계획은 좋지만, 이들을 연결하는 대책이 미흡하다”며 “부문과 부처별 대책을 뛰어넘기 위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호 환경부 기후변화협력과장은 “장기목표는 기후변화에 대한 취약성을 감소시켜 국민 안전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설명하고, “제기된 지적들을 토대로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계획안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지금 당장 기후 행동”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