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지역 급수 현황
강수량 예년 절반도 못미쳐…전국이 가뭄 몸살
김진선 강원지사 “태백권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김진선 강원지사 “태백권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끝없는 가뭄에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논밭은 쩍쩍 갈라졌다. 마실 물도 구하기 어렵다.
환경부는 6일 현재 전국 73개 시·군 마을 807곳의 9만9천여 주민이 먹을 물을 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북·전남북 등 남부지역은 물론, 충남북과 경기·강원도 등 중부지역에 걸친 39개 시·군 275개 마을 2만1500여명의 고통이 특히 심하다. 이들은 지역에 따라 하루 1~4회에서 주 1회까지 소방차나 급수차로 먹을 물을 공급받는 실정이다. 또 주민 7만7600여명이 생활하는 54개 시·군 마을 532곳에는 최소 하루 2~12시간에서 최대 격일 주기로 제한급수가 되고 있다.
가뭄은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됐다. 특히 남부지역은 최근 일곱 달 동안 강수량이 평년의 25~46%에 그치고 있다. 전국 강수량도 평년(848.9㎜) 대비 68.2%로, 1973년 이후 세번째로 적다.
가뭄이 전국적으로 장기화하면서 농수 확보는 물론, 먹을 물 구하기도 어려운 지역이 늘고 있다.
강원 태백권 4개 시·군에 하루 4만7천t의 수돗물을 공급해 온 수자원공사는 지난달 15일부터 평소 급수량의 50% 수준으로 수돗물 공급량을 줄였다. 이에 따라 태백시의 경우 1만7천여 가구 주민들은 하루 3시간 공급되는 수돗물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 강원 태백시 장성동 개량마을 권옥분(67·여)씨는 6일 “오전에 하루 한 번 수돗물이 나오면 모아놓은 옷가지 빨래와 설거지를 하고, 먹는 물은 집에서 20여분 떨어진 산에서 약수를 떠다 먹고 있다”고 말했다. 태백권 상수원인 광동댐은 현재 저수율이 22%에 불과하다. 댐 바닥에 고여 있어 자연취수를 할 수 없는 91만2천t의 ‘사수’(죽은물)까지 모두 퍼내 쓰더라도 앞으로 40일 정도밖에 견딜 수 없다고 강원도는 보고 있다. 마침내 김진선 강원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관정개발·운반급수 등의 대책이 한계에 부닥쳤다”며 정부에 태백권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촉구했다.
경남에서도 통영시 3개 섬 지역 주민 767명과 남해군 29곳의 주민 2만7655명에게 제한급수를 하고 있다. 경남 지역 상수원 저수지는 평년 대비 55.8%, 농업용 저수지는 32.3%의 저수율에 그치고 있다.
환경부는 이날 이만의 장관 주재로 가뭄지역 8개 시·도 행정부지사들이 참가한 긴급회의를 열어, 대체 식수원 확보를 위한 관정 개발, 식수 운반차 확보, 수돗물 아껴쓰기 운동을 펼칠 것 등을 당부했다.
하지만 기상청은 2~5월의 강수량도 평년(298.3㎜)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 부족 지역 주민들의 고통이 앞으로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제 목마른 주민들은 하늘 쳐다보기를 단념하고, 정부 쪽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김정수 오철우 기자, 전국종합 jsk21@hani.co.kr
이제 목마른 주민들은 하늘 쳐다보기를 단념하고, 정부 쪽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김정수 오철우 기자, 전국종합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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