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곳 중 8곳, 방류수가 유입수보다 독성 높아
오염물질 제거위한 약품 투입·공정 때문인 듯
오염물질 제거위한 약품 투입·공정 때문인 듯
전국 산업단지 폐수종말처리시설 57곳 가운데 8곳이 지난해 유입된 폐수보다 오히려 ‘생태독성’이 더 높은 방류수를 내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생태독성이란 폐수가 생태계에 끼치는 독성으로, 실험용 물벼룩을 폐수에 집어넣어 생존율과 활동 능력의 변화를 측정해 평가한다.
23일 환경오염평가 전문 업체인 네오엔비즈 환경안전연구소가 최근 환경부에 낸 ‘폐수종말처리시설 생태독성 배출 실태 파악 및 독성 원인 탐색’이란 연구용역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이 연구소가 전국 산업단지 폐수종말처리장 57곳으로 유입된 폐수와, 처리 뒤 내보낸 방류수를 대상으로 생태독성을 측정했더니 8곳의 방류수 생태독성 값이 유입된 폐수보다 더 높았다. 8곳은 경북 경산산단의 처리시설 2곳과 경기 검준·파주첨단, 전북 군장·익산, 충남 월산, 경북 화산산단의 처리시설이었다.
하루 3천여t의 폐수를 처리하는 경산산단 산업폐수종말처리장에서는 24시간 노출 기준 생태독성 값이 유입수에서는 1.4였으나 방류수에서는 9.3이었다. 주로 염색업체들의 폐수를 하루 8천여t 처리하는 검준산단에서는 1.7이었던 유입수의 생태독성 값이 방류수에선 5.0으로 높아졌다. 군장산단과 파주 첨단산단에서는 1.3이었던 유입수 생태독성 값이 방류수에서는 각각 3.7, 1.9로 높아졌다.
유입수에서 독성이 낮았던 물질이 여러 처리 공정을 거치면서 독성이 강하게 바뀌었거나, 폐수 처리에 넣은 염소 같은 약품에 의해 독성이 새로 유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하지만 이런 생태독성을 낮추는 데 있어 현재 폐수종말처리장에 설치되고 있는 고도처리 시설은 그리 효율적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고도처리 시설은 생태독성 관리가 목적이 아니라 기존의 수질오염 물질 제거가 목적이기 때문에 생태독성 저감에는 큰 효과를 내지 못한다”며 “각 처리시설에서 독성 유발 원인 물질을 먼저 파악해 수질오염 물질 관리와 독성물질 저감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1년부터 폐수종말처리시설은 방류수의 생태독성 값이 1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김상훈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원은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야 하지만, 대장균 처리를 위해 최종 방류수에다 염소를 투입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염소 처리를 오존 처리 방식으로 바꾸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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