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도루묵 떠나고 멸치 늘어

지구온난화 영향 보여준 통계청 발표…재배면적 사과 ↓ 복숭아 ↑

지구온난화로 한반도 연해에서 명태·도루묵이 사라지고 있다. 온대 과일인 사과도 재배 면적이 계속 줄고 있다. 반면, 복숭아와 멸치 등은 생산량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구온난화에 따른 농어업 생산 변화’ 자료를 보면, 대표적인 냉수성 어종인 명태는 2001년부터 생산량이 1천t 이하로 떨어졌다. 명태는 새끼인 노가리와 어미 고기의 남획에 수온 상승까지 겹치면서 1990년 2만7천t에 이르렀던 생산량이 급감했고, 2000년대엔 연해에서 아예 자취를 감췄다.

겨울에 동해 연안에서 알을 낳는 냉수성 어류인 도루묵 역시 수온 상승과 산란기 어획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70년대만 해도 2만여t의 생산량을 기록했지만 이후 급감해 최근에는 연간 3천t에도 못 미칠 정도다.

반면, 온수성 어종인 오징어는 98년 16만3천t까지 떨어졌지만 지난해 18만6천t이 잡히는 등 최근 20만t 안팎의 어획량을 보이고 있다. 섭씨 15~19도에서 사는 고등어도 많이 잡히고 있다. 91년에 어획량이 9만2천t이었지만, 2006년 13만6천t에 이어 2008년에는 18만7천t으로, 91년의 2배나 잡혔다. 90년 16만8천t에 불과했던 멸치 어획량은 90년대 중반 이후 대부분 20만t을 웃돌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26만2천t에 이르렀다. 멸치가 늘어나면서 이를 먹이로 삼는 고등어, 삼치, 다랑어 등의 생산량도 늘고 있다.

온대 과일인 사과는 지구온난화로 아열대 기후대가 늘어나면서 재배 면적이 줄어드는 추세다. 전국의 사과 재배 면적은 96년 4만3650㏊에서 2007년 2만9204㏊로 급감했다. 반면, 복숭아는 전국적으로 재배 면적이 늘어났으며 주산지는 경북에서 충북·강원으로 북상했다. 대표적인 아열대 과일나무인 밀감은 제주도에서 전남·경남 등으로 재배 지역이 북상하고 있다. 2002년에 10㏊에 불과하던 전남 지역의 감귤 재배 면적은 2005년에 74㏊로 넓어졌다.

김수헌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