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에 서식하는 멸종위기동물인 임실납자루. 최근 환경부 조사에서 생존이 확인되지 않았다. 환경부 제공
어류 건강성 ‘양호’ 5% 구간불과
“댐·보 설치탓 서식처 다양성 해쳐”
“댐·보 설치탓 서식처 다양성 해쳐”
섬진강 수생태계에 대한 종합 평가에서 어류의 건강성이 상대적으로 나쁜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수질, 부착조류, 저서생물, 수변 및 서식환경의 건강성은 비교적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은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가 섬진강 수계를 59개 구간으로 나눠 지난해 5~6월과 9~10월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수생태계 건강성을 조사한 결과다.
환경부가 14일 발표한 조사결과를 보면, 수질, 부착조류·저서생물·어류 등 수생생물, 수변 및 서식환경을 조사해 최적, 양호, 보통, 불량 등 4개 등급으로 구분한 이 평가에서 생물학적산소요구량은 93% 이상의 지점에서 ‘양호’이상으로 평가됐다. 반면 어류는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 구간이 임실군 강진면 회진리 갈담천 회진교 부근, 장수군 번암면 대논리 유정천 합류점 하류 1㎞ 이내, 장흥군 장평면 두봉리 보성강 두봉양수장 지점 등 3곳으로 전체 조사구간의 5%에 불과했다. 나머지 대부분(50개 구간)이 ‘보통’이었으며, ‘불량’으로 평가된 구간도 6곳이나 됐다.
어류 조사에서는 모두 55종이 서식하는 가운데 환경부 지정 생태계 교란 외래종인 배스, 블루길, 떡붕어가 전 수계에 퍼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쉬리 등 한국 고유종은 20종으로 전체 어종의 37.5%에 지나지 않았다. 또한 하천 유량이 감소하면서 바닷물이 밀려들어와 하류에 농어, 황어, 주둥치 등 6종의 회유성 및 기수 어종이 출현하는 등 수생태계 변화가 진행중인 사실도 확인됐다.
이처럼 어류의 건강성을 떨어뜨린 주범은 하천의 유량을 감소시킨 댐과 하천을 가로막은 보 등의 시설물인 것으로 지목됐다. 이규만 환경부 수생태보전과장은 “섬진강 수계에는 6개의 댐과 297개의 각종 보가 설치돼 있는데, 이들로 인해 어류 서식처의 다양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어류의 이동이 저해된 것이 주 원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천 생태계 먹이사슬의 1차 소비자인 저서성 대형무척추종물의 건강성은 69% 이상에서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섬진강 수계 중 장수군과 남원시 사이의 요천 구간에서 청수 지표종인 다슬기와 등줄하루살이가 출현한 것을 비롯해, 전체 조사구간에서 수서곤충류 97종·비곤충류 25종 등 모두 122종이 발견됐다. 이들 가운데는 금빛하루살이, 강하루살이, 연날개수염치레각날도래, 수염치레각날도래 등 환경부 지정 국외반출 승인종도 4종이나 포함돼 있었다.
생물의 서식 여건과 인공적 하천구조 변경 여부 등을 평가하는 ‘서식 및 수변환경’ 조사에서는 59개 구간중 88%인 52개 구간이 호안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은 자연형태를 유지한 가운데 수변식생과 하중도, 사주 등이 발달해 ‘양호’이상의 평가를 받았다.
환경부는 14일 “이번 평가 결과를 토대로 섬진강을 생명력이 넘치는 강으로 복원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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