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강 연구단’과 한강운하 백지화 서울행동 소속 회원들이 21일 오전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동호대교 주변에서 오염 정도를 측정하려고 강물과 강바닥의 흙을 채취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4대강 살리기’ 한강 구간 175㎞ 뱃길탐사
“모래를 더 파올릴 것도 없습니다. 이곳은 물과 퇴적토 모두가 깨끗합니다.”
20일 오후 생명의 강 연구단장 박창근(47) 관동대 교수는 남·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95㎞ 지점) 부근에서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이 근처에서 몇 차례 채취한 강바닥 흙(하상토)은 모두 금빛 모래들이었다. 박 교수는 “강물의 용존 산소량, 냄새, 빛깔이 모두 좋다”고 말했다. 31년째 이곳에서 배를 운행하는 박광성(63) 선장도 “이곳 한강이 죽었다고 말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거들었다. 이곳보다 상류인 충주 목행교(한강 하구에서 202㎞ 상류 지점), 섬강 합류 지점(162㎞ 지점), 양평대교 부근(119㎞ 지점), 하류인 잠실대교 부근(68㎞ 지점) 등도 모두 깨끗한 수질과 퇴적토를 자랑했다.
21일 찾은 한강 서울 구간도 수질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잠실대교 아래에서 파낸 모래는 두물머리 근처처럼 황톳빛이 났다. 20~21일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한강 구간 175㎞를 조사한 박 교수는 “한강의 상·중·하류가 모두 바닥까지 살아 있다”며 “정부가 정비사업을 추진하겠다는 4대강 가운데 한강이 가장 맑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틀 동안 시민환경연구소, 환경운동연합 등으로 이뤄진 생명의 강 연구단의 교수, 연구원 등 30여명은 충주 목행교에서 서울 방화대교 강서습지까지 육로와 뱃길을 이용해, 한강의 수질과 강바닥 퇴적토의 오염도, 수심, 유속 등을 조사했다. 이 결과, 4대강 사업 구간의 상류인 충주 목행교에서 하류인 김포대교까지 한강 본류의 용존 산소량은 6~9ppm으로 고르게 나타났다. 시민환경연구소 김정수 박사는 “화학적·생물학적 산소량, 질소·인 등의 함유량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하지만 하굿둑이라는 치명적 약점을 지닌 다른 세 강을 압도할 좋은 수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다른 세 강과 마찬가지로 한강에서도 지천의 오염은 심각했다. 강원 원주에서 섬강과 만나는 지점에서는 돼지 분뇨로 보이는 축산 퇴적물이 여러 군데서 채취됐다. 이항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은 “양동 축산단지 등에서 폐수가 흘러들면서 섬강이 썩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이천, 강원 원주 등의 생활·공장 폐수가 유입되는 양화천(135㎞ 지점), 복하천(134㎞ 지점)도 거의 죽은 하천이었다. 안양천(78㎞ 지점)·중랑천(57㎞ 지점) 등 서울 지역의 지천 합류 지점에서도 악취가 났다.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지천의 하상토는 순간 쇼크를 일으킬 정도로 냄새가 심하다”며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멀쩡한 강 본류가 아니라, 지천들의 오염원을 차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곡수중보·충주조정지댐 등 물이 고인 곳들도 퇴적토가 오염돼 있었다. 홍성태 상지대 교수는 “물의 흐름을 막으면, 강은 인간에게 복수한다”며 “강을 살리려면 불필요한 댐과 보를 없애 스스로 흐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윤주 김경욱 기자 sting@hani.co.kr
경기 이천, 강원 원주 등의 생활·공장 폐수가 유입되는 양화천(135㎞ 지점), 복하천(134㎞ 지점)도 거의 죽은 하천이었다. 안양천(78㎞ 지점)·중랑천(57㎞ 지점) 등 서울 지역의 지천 합류 지점에서도 악취가 났다.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지천의 하상토는 순간 쇼크를 일으킬 정도로 냄새가 심하다”며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멀쩡한 강 본류가 아니라, 지천들의 오염원을 차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곡수중보·충주조정지댐 등 물이 고인 곳들도 퇴적토가 오염돼 있었다. 홍성태 상지대 교수는 “물의 흐름을 막으면, 강은 인간에게 복수한다”며 “강을 살리려면 불필요한 댐과 보를 없애 스스로 흐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윤주 김경욱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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