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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그린피스-고래마을 장생포 ‘화해 무드’

등록 2005-05-31 15:34수정 2005-05-31 15:34

울산시 남구 장생포동 고래연구센터 부지 위에서 한달 보름여째 고래잡이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세계적인 환경단체 그린피스가고래고기를 파는 장생포동 주민들과 돈독한 우정을 나누고 있다.

31일 그린피스와 장생포 청년회에 따르면 최근 그린피스가 장생포동의 고래고기전문점에서 취급하는 고래고기를 한국의 전통 음식문화로 이해하고, 장생포동 주민들도 그린피스의 환경 운동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친구가 됐다는 것. 그러나 이들이 친구가 되기까지는 한달여가 넘는 갈등과 반목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린피스가 옛날 우리나라 고래잡이 전초기지였던 울산 장생포항에 온 것은 지난달 4일. 그린피스의 해양활동가 9명은 울산에서 열리는 국제포경위원회(IWC)에서포경 반대를 위한 환경운동을 위해 레인보우 워리어Ⅱ호를 타고 울산에 왔다.

그린피스는 이어 환경운동연합과 연계해 같은달 7일부터 장생포동 고래연구센터부지위에 천막으로 `고래대사관'을 만들고 고래 꼬리들을 땅에 심는 등 본격적인 고래보호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린피스는 또 장생포에 오자마자 장생포동에 있는 10여곳의 고래고기 전문점을다니며 `왜 고래고기를 유통시키느냐', `왜 고래고기를 먹느냐'며 시위를 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장생포동 주민들은 그린피스를 `동네 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막가파 집단'으로 생각하며 적개심을 갖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 26일에는 장생포동 주민들이 그린피스가 고래연구센터 부지에 설치해놓은 천막과 시설물들이 불법이라며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주민들이 직접 철거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최악의 상황까지 빚어졌다.

그런데 이 같은 대치 상황속에서 그린피스와 주민들이 대화를 시작했고, 그 대화속에서 그린피스가 `고래고기를 먹는 장생포의 전통 음식문화를 이해한다'는 말을하자 주민들도 적의를 풀었다는 것. 주민들은 그린피스에 대한 경계심이 풀리자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거주하는 천막에 찾아가 `미역도 따다 주고 빨래를 해주는 등' 마을을 찾은 최고의 외국 손님으로대접하는 등 화해의 무드가 급속히 번졌다.


그린피스의 해양활동가인 짐 위킨스(Jim Wickens)는 이와 관련 "장생포에서 활동하면서 고래고기를 먹는 것이 한국의 음식문화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해하게 됐다"며 "그러나 고래고기의 상업적인 유통과 상업 포경을 반대하는 입장에는 변함이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생포의 주민 수가 한국 바다에서의 고래의 수 처럼 명망성쇠를 거듭하고 있다고 본다"며 "포획과 환경파괴로 고래의 수가 줄어들면서 장생포에 사는 주민들의 수도 줄어들고 이 지역의 경제 여건도 나빠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장생포 주민들이 앞으로 고래잡이는 장생포에 새로 지은 고래박물관에 묻고 고래관광이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경제를 살리기를 바란다"며 "그린피스가 한나라의 전통 식문화까지 반대하는 환경단체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라고 밝혔다.

장생포동 주민들은 "그린피스가 장생포의 경제를 생각하고, 혼획된 고래를 팔고먹는 것에 대해 관대한 입장을 보여 큰 충격을 받았다"며 "이들이 이 문제를 이해해주는 만큼 이들이 잘 지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에 따라 1일 그린피스의 요청으로 장생포 초등학생들에게 고래 사랑환경 교육을 주선했고, 고래연구센터 부지를 평탄하게 정리한 뒤 그 위에 천막을 다시 설치해 환경운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그린피스는 이달 말까지 장생포에서 머물며 토, 일요일 고래영화 상영, 어린이대상 무료 영어교육, 고래 관광 프로그램 소개 등의 캠페인을 벌인다.

<<사진있음>> (울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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