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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6개월 실험을 두 달에…‘부실 결론’ 우려

등록 2010-02-20 09:33수정 2010-02-20 11:40

경남 창녕군 한림수리모형실험연구소의 한강 여주보 모형. 지형을 대략 본떠 만든 시멘트 바닥에 보 모형을 세우고 홍수 때를 가정한 속도와 양의 물을 흘려 변화를 관측한다. 4대강 수리모형 실험은 기간이 너무 짧고 실시설계가 이미 나온 상황에서 이뤄져 ‘구색 맞추기’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남 창녕군 한림수리모형실험연구소의 한강 여주보 모형. 지형을 대략 본떠 만든 시멘트 바닥에 보 모형을 세우고 홍수 때를 가정한 속도와 양의 물을 흘려 변화를 관측한다. 4대강 수리모형 실험은 기간이 너무 짧고 실시설계가 이미 나온 상황에서 이뤄져 ‘구색 맞추기’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장] 4대강 수리모형실험 연구소 가보니
4대강 초고속 추진에 보 영향 파악 구색맞추기
실험도 쫓기듯 진행…합천모형은 짓지도 않아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수리모형실험이 정부의 무리한 속도전에 휩쓸려 시늉만 내고 끝날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리모형실험은 보를 건설해 강을 막았을 때 일어날 여러 변화를 예측해 설계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실험이 지나치게 단기간에 이뤄지는데다 결과도 나오기 전에 이미 보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구색 맞추기’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진애 의원 등 민주당 4대강사업저지 특별위원회와 박창근 관동대 교수(대한하천학회 부회장)는 19일 경남 창녕군 한림수리모형실험연구소(이하 한림연구소)를 방문했다. 이곳에서는 한강에 건설될 이포보·여주보·강천보와 낙동강에 건설될 합천보·낙단보 가운데 합천보를 제외한 4개 보와 주변지역을 60분의 1 크기 모형으로 만들어 놓았다.

이날 김 의원과 박 교수는 “최소 6개월 정도 걸리는 실험 기간이 이곳에서는 지난 2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두달밖에 되지 않는다”며 “특히 보를 건설했을 때 물 흐름과 모래 이동에 따라 어느 부분이 침식·퇴적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이동상(이동모습) 실험’은 다음달에나 시작될 예정”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심지어 5개 보 가운데 합천보는 이달 말에나 모형이 만들어질 예정이어서 실험 기간이 한달에 불과하다. 합천보 하류에 건설될 함안보의 높이 등 규모가 조정될 예정이라 합천보도 변경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고속으로 추진되는 4대강 사업 일정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한림연구소는 합천보 등 5개 보의 실험 기간을 연장하는 것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

한림연구소 관계자는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매일 새벽까지 실험을 강행해 실험 속도를 일반적인 경우의 2~3배로 끌어올리고 있다”며 “홍수가 났을 때 구조물이 안전할 것인지, 상·하류 물높이는 어떻게 되는지 등 가장 중요한 실험들을 수행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 추진본부도 “지난달 22일 실시설계 적격심사가 끝났으나 이달 말 수리모형실험 중간보고서, 다음달 말 최종보고서가 나오면 그때마다 결과를 반영해 실시설계를 수정할 것”이라며 “보의 중요한 부분은 아직 공사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반드시 실험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창근 교수는 “의무사항인 수리모형실험 결과가 나온 뒤 실시설계를 완료하는 것이 아니라, 실시설계를 끝낸 뒤 실험 결과를 반영하겠다는 것은 중대한 절차 위반”이라며 “수리모형실험 결과에 따라 보의 규모나 형태, 심지어 위치까지 바꿔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도 결과가 나오기 전에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결국 실험 결과를 설계에 반영할 뜻이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창녕/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동영상은 하니티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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