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화호에 수산업에 피해를 주는 보름달물해파리가 매년 최대 250억 마리 출현하는 것으로 추산돼 이를 박멸하기 위해 정부가 각종 방안을 놓고 머리를 싸매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보름달물해파리 유생의 시화호 서식 실태를 조사한 결과, 방조제(12.7㎞) 안쪽에 10억9000만 마리, 52개 송전탑에 1억6700만 마리 등12억5700만 마리가 사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17일 밝혔다.
이들 해파리 유생은 5년 동안 방조제 등에 붙어살면서 무성생식을 통해 마리당 연간 7~25마리의 해파리 성체를 생산하기 때문에 시화호에 연간 떠다니는 해파리는 최대 250억 마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해파리는 해수 온도가 14℃ 안팎일 때 가장 많은 유생을 만들어내고 18도가 넘으면 급격히 줄어든다.
지름이 15㎝ 안팎인 보름달물해파리는 노무라입깃해파리 등과 함께 수산물을 어획하는 과정에서 그물을 가득 메워 고기가 들지 못하게 하거나 신선도를 떨어뜨리는 등의 피해를 주고, 바닷물을 냉각수로 이용하는 원자력발전소의 취수구 등에 대량 유입돼 발전을 중단시키기도 한다.
국토부는 어획량 감소와 상품가치 하락에 따른 어업 피해가 매년 7~8월 두 달 동안 763억원이고, 원전에서도 이를 제거하는데 엄청난 비용이 든다고 설명했다.
어마어마한 양의 해파리 성체를 없애려면 큰 비용과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폴립을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다양한 수단을 연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모래나 펄 등을 폴립에 고압 분사하는 방법, 방조제의 수위를 조절해 말려 죽이는 방법, 친환경 소독제를 투입하는 방법, 해파리 성체가 탈출하지 못하게 방지막을 설치하는 방법, 부직포 등을 덮는 방법 등이 검토되고 있다.
국토부는 실내 실험을 통해 전신주의 해파리는 비닐로 밀봉하고 소독제를 투여하는 방식이, 방파제에서는 탈출 방지막을 설치하거나 부직포를 이용하는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해 이달 말부터 현장 실증 실험을 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좋은 결과가 나타나면 이 방법을 새만금, 마산만 등 해파리 대량 출현지역에 적용할 방침이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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