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4대강 공사’ 준설토 쌓으려 서식지 이전 계획
물기없는 산책로에 ‘트랩’ 설치…일부 죽은채 발견
물기없는 산책로에 ‘트랩’ 설치…일부 죽은채 발견
부산시가 4대강 사업 낙동강 3공구에서 발생하는 준설토를 쌓기 위해 멸종위기 2급인 맹꽁이의 서식지를 없애려고 하자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부산시 건설본부는 지난 6일 “다음달 말까지 낙동강살리기 사업 3공구 구간인 부산 사상구 삼락둔치 75만㎡에서 맹꽁이 서식 실태를 조사하고 이 과정에서 발견된 어른 맹꽁이와 새끼 맹꽁이를 이곳에서 북쪽으로 1㎞쯤 떨어진 5만㎡ 규모의 새 서식지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운하반대 낙동강지키기 부산시민운동본부(이하 낙동강지키기 부산본부)는 준설토 적치장 설치를 위한 이주 과정에서 맹꽁이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지난 5~8일 맹꽁이 서식 실태 조사를 벌인 낙동강지키기 부산본부는 “맹꽁이는 습기가 많고 축축한 흙에 서식하는데다 맹꽁이 생포와 방사를 위해서는 최소한 10~15m 간격으로 조사해야 하는데도 부산시가 물기도 없는 산책로 가장자리에 맹꽁이 잡는 장치를 500개 이상 설치해 맹꽁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맹꽁이 서식 실태를 제대로 조사하려면 2년 이상 걸리는데도 두 달 만에 모든 조사를 마쳤다”며 “준설토 적치장과 침사지(흙탕물을 가라앉히는 곳) 설치를 위한 맹꽁이 서식지 훼손 계획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침사지 조성은 이미 낙동강 사업 계획에 잡혀 있는 만큼 지금으로선 예정대로 맹꽁이 서식 실태를 조사한 뒤 다른 지역에 방사하는 수밖에 없다”며 삼락둔치를 준설토 적치장과 침사지로 사용할 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앞서 부산시 건설본부는 낙동강 3공구에서 발생하는 준설토 513만㎥를 삼락둔치 75만㎡에 쌓아놓기 위해 공사에 착수했으나, 지난 5월 맹꽁이 4마리가 발견되자 공사를 중단했다. 환경단체들은 최근 낙동강 3공구의 준설토가 285만㎥로 44%가량 줄어들고, 근처 대저 둔치에 대규모 침사지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삼락둔치에 새로운 적치장과 침사지를 조성하지 말라고 요구해왔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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