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리와 밀이 노랗게 쑥물을 벗고 연녹색의 어린 잎들이 푸름을 더해가는 6월입니다. 이끼와 덩굴로 초록 빛깔을 입은 전남 순천 낙안읍성의 돌담길이, 하냥 설레는 맘으로 길을 떠난 나그네의 발길을 붙잡습니다. 발 아래 자박이는 흙길과 신선한 풀내음, 닿고 느끼는 것들 중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있겠습니까? 동네를 돌아다니다 돌담길 들머리에 서서 딴청을 부리고 있는 멍멍이조차 낯설지 않음은, 잊고 살았던 고향을 되찾은 도시인의 느낌인가 봅니다. 탁기형 기자 kht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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