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20세기보다 0.39도 높아
지난겨울 한반도와 유럽 등에 한파가 몰아쳤는데도 지구 전체의 온도는 오히려 지난 세기 평균치보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3일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지구 평균 기온은 20세기 평균(12.1도)보다 0.39도 높은 것으로 기록됐다”며 “역대 관측 사상 16번째로 높은 기온”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는 지구온난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지난겨울에는 전세계가 매서운 한파에 떨었다. 12월 유럽에 폭설이 내려 런던 등 주요 공항이 마비됐고, 중국 네이멍구는 영하 45도까지 떨어졌다. ‘성탄절 한파’가 한 달 넘게 지속된 한반도도 1월 평균 최고기온이 0.7도에 머무는 등 혹한을 겪었다.
그런데도 지구의 온도가 높았던 까닭은 무엇일까? 지구온난화로 지역별 온도차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상청이 미국 해양대기청(NOAA)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미국 동부를 비롯해 유럽에서 서러시아, 몽골, 한반도에 이르는 지역은 1901~2000년 평균 기온에 견줘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인구가 밀집한 이 지역엔 이번 겨울에 한파가 몰아쳤다. 반면 캐나다 북부와 그린란드, 시베리아 북부 등 인구가 적은 지역은 비교적 기온이 높았다. 현재 여름을 보내고 있는 남반구도 온난화 추세가 이어졌다.
위도가 비슷한데도 한파가 닥친 곳과 따뜻한 곳이 갈리는 이유는 온난화와 관련이 있다. 지난 1월 북극 바다얼음 면적은 1355만㎢로, 1979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1월 중 면적으론 가장 작았다. 바다얼음의 감소는 북극 온도의 상승과 중·고위도에서 지구 한 바퀴를 도는 제트기류의 약화를 불렀다. 제트기류는 원래 남북 방향으로 요동쳐 흐르면서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둬 두는데, 세기가 약해지니까 북극의 찬 공기가 우연히 인구가 밀집된 중위도 지역으로 몰리면서 한파를 일으킨 것이다.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오히려 중위도의 따뜻한 공기가 고위도까지 올라갔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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