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환경

‘33살 고리1호기’ 연간사고, ‘6살 울진6호기’의 6.7배

등록 2011-04-13 20:56수정 2011-04-13 22:42

1년에 3.84번 ‘이상’…다른 원전보다 불안 커
15일부터 정상가동…주민들 “빨리 폐쇄하라”
전원고장 고리1호기 가동중단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등급이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같은 7등급으로 상향 조정된 가운데 후쿠시마 원전 1호기처럼 설계수명을 연장해 가동중이던 부산 기장군 고리 원전 1호기가 12일 고장으로 멈춰서자, 주민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고로 수명 연장 결정의 근거가 된 ‘안전성 평가자료’의 공개와 연장 가동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고리 원전 1호기는 12일 저녁 8시46분께 전원 공급계통 차단기 고장으로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설계수명 30년이 만료돼 2008년 1월 수명 연장 가동에 들어간 뒤 세번째 발생한 고장이다. 지난 두 차례는 송전선로에 벼락이 떨어져 운전이 중단됐지만, 이번엔 운전중 기기 결함이 원인이었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는 “15일 오후 6시 정상 가동할 예정이며, 원자로의 안전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방사능 누출도 없다”고 강조했지만, 사고 소식을 들은 원전 주변 주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고리 1호기 근처인 부산 기장군 장안읍 길천리에 사는 한 주민은 “수명을 연장해도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하는 정부의 말을 그대로 믿어야 할지 고민된다”고 털어놨다.


국내 20개 원전 사고고장 건수(2010년 기준)
국내 20개 원전 사고고장 건수(2010년 기준)
고리 1호기는 연간 평균 사고·고장 발생 건수가 다른 원전들에 견줘 최고 6배 이상 높아, 주민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원전 사고·고장 발생 자료’를 보면, 고리 1호기에서는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후 지난해까지 모두 127차례, 연간 평균 3.84건의 사고·고장이 발생했다. 이런 사고·고장 건수는 올 3월 상업운전에 들어간 신고리 원전 1호기를 빼고, 현재 가동중인 국내 원전 20기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다. 연간 평균 발생 건수가 가장 적은 울진 6호기(0.57건)에 견주면 6.73배나 된다.

게다가 국내 원전 지역 4곳(부산 기장군 고리, 경북 경주시 월성, 경북 울진군, 전남 영광군) 가운데 지난해까지 연간 평균 사고·고장 건수가 가장 높은 곳도 고리다. 고리 원전은 1~4호가 누적 가동연수인 80년 동안 모두 278차례, 연간 평균으로는 3.47건의 사고·고장이 발생했다.

‘고리 1호기 수명 연장 반대 울산시민행동’ 등 시민·환경단체 활동가 30여명은 13일 고리원자력본부를 항의 방문해 △정확한 진상 공개와 △고리 1호기 폐쇄를 촉구했다. 이들은 “원전이 안전하다고 요란하게 선전한 지 며칠 만에, 고리 1호기도 일본 후쿠시마 원전처럼 외부 전력 차단으로 고장났다”며 가동 중단을 요구했다.

부산변호사회가 시민 원고 97명을 공개 모집해 12일 부산지법에 ‘고리 1호기 가동중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도 일본 원전 사고 이후 고리 1호기의 안전성에 의구심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6년 한국수력원자력본부가 수명 연장 허가를 받으려고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출했던 △안전성 평가 △주요 기기 수명 평가 △방사선 영향 평가 등의 평가서를 확보해, 신뢰할 만한 기구나 전문가들에게 검증을 맡길 참이다. 소송을 이끈 부산변호사회 환경특별위원회 위원장 강동규 변호사는 “주민들이 불안해하는데도, 정부는 평가서 공개를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시군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도 13일 청주에서 연 시·도 대표자 회의에서 “신규 원전 건설을 전면 재검토하고 수명이 다한 원전은 폐쇄하라”고 촉구하는 ‘원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 변화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부산 청주/김광수 오윤주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지금 당장 기후 행동”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