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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주한미군 환경오염 상습적…‘드러난 것만’ 20년간 47건

등록 2011-05-22 20:39

1990년대 이후 주요 미군기지 환경오염 사례
1990년대 이후 주요 미군기지 환경오염 사례
주둔군협정 불평등 여파
오염방지에 소극적 자세
2000년 2월 서울의 한복판인 용산 미군기지 영안실. 부소장 앨버트 맥팔렌드가 군무원 김아무개씨를 시켜 주검 방부처리용 포르말린 470병을 싱크대에 버리라고 지시한다. 영화 <괴물>의 소재가 되기도 했던 ‘한강 포르말린 방류 사건’이다.

이처럼 주한미군에 의한 환경오염은 상습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환경문제가 관심사로 대두된 1990년대 이후에는 미군기지 주변에서 환경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잦아졌다.

녹색연합은 22일 “1991년부터 주한미군의 환경오염 사례는 드러난 것만 모두 47건”이라고 밝혔다. 매년 평균 두 건씩 문제를 일으켜온 셈이다. 녹색연합 분석 결과를 보면, 기름 유출사건이 29건으로 가장 많았다. 포르말린 등 유해물질 무단방류가 7건, 불법매립 5건, 토양오염 3건, 기타 3건 순이었다.

기름유출 사건은 미군기지로 이어지는 유류 공급관에서 기름이 새나와 주변 지역을 오염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름의 확산 경로와 피해 대상은 1978년 경북 칠곡군 왜관읍 캠프 캐럴 기지에 매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엽제와 비슷하다. 초기에 기름을 제거하지 않으면 기름이 땅밑으로 스며들어 주변 토양을 오염시키고 지하수를 통해 수질 오염으로 이어진다.

강원 원주시 캠프 롱에서는 기름유출 사건이 두 차례 발생했다. 2001년 부대로 이어지는 유류 공급관이 파손돼 인근 절골마을 토양 6700㎡가 오염됐다. 2008년엔 첫 번째 사고가 발생한 지점에서 약 100m 떨어진 농수로에서 기름띠가 발견됐다.

기름으로 인한 토양오염을 정화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2001년 서울 녹사평역 지하 집수장 일대에서 기름띠가 발견됐고 1년 간의 조사를 통해 용산 미군기지 유류탱크에서 흘러나온 것이 확인됐다. 토양정화 작업을 벌인 서울시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 22억원을 돌려받은 데 이어 지난 3월엔 2009~2010년 정화비용 6억5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추가 소송을 냈다.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국가가 먼저 환경피해를 배상한 뒤 주한미군에 구상권을 청구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환경사고가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이유는 현행 주둔군지위협정에서 주한미군이 책임질 요소가 적어 미군이 환경오염 방지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이 협정에는 “(미군은) 대한민국의 환경법령 및 기준을 존중한다”는 선언적인 조항만 있을 뿐, 실제적인 강제력은 부여하지 않고 있다. 또한 미군은 ‘건강에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을 줄 경우에만 오염정화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어서, 공동 오염조사와 비용 분담 등에서 한국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다. 고이지선 녹색연합 정책위원은 “미군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이유는 불평등한 주둔군지위협정 때문”이라며 “정부가 오염자부담원칙과 국내법 적용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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