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국내 돌고래쇼 현황
멸종위기종으로 공연·전시…치사율 야생의 2배
4곳에 큰 돌고래 27마리 제주·일본서 마구잡이 거래
유럽 13개국선 수족관 폐쇄…국내선 “쇼 늘리겠다”
멸종위기종으로 공연·전시…치사율 야생의 2배
4곳에 큰 돌고래 27마리 제주·일본서 마구잡이 거래
유럽 13개국선 수족관 폐쇄…국내선 “쇼 늘리겠다”
돌고래쇼에 출연하는 돌고래의 고향은 어디일까? 이들은 모두 야생의 바다에서 잡혀 길들여진 멸종위기종이다. 우리나라 돌고래쇼에는 지능이 높은 큰돌고래가 나온다.
15일 <한겨레>가 전국 돌고래 공연 현황을 집계했더니, 제주 등 모두 4곳의 돌고래 수족관에서 27마리의 큰돌고래가 공연을 하거나 전시되고 있었다. 또한 돌고래들이 잡힌 야생 서식지는 멸종위기에 처했거나 환경파괴 논란이 불거진 지역이었다.
지난 14일 해양경찰청이 적발해 알려진 불법 혼획(그물에 우연히 걸려 잡힘) 남방큰돌고래는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과 제주 퍼시픽랜드에서 12마리가 공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산업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된 허아무개(52)씨는 그물에 걸린 돌고래를 어민에게서 사들여 서울대공원에 팔았다.(<한겨레> 7월15일치 10면)
큰돌고래의 일종인 남방큰돌고래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등록된 멸종위기종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산하 고래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보면, 남방큰돌고래는 제주도에서 114마리가 서식하고 있고, 현재 추세라면 2050년에 20마리 이하로 멸종에 가까워진다. 최석관 고래연구소 연구원은 “국내 유일하게 제주에서 단 하나의 무리가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고래를 해칠까봐 위치추적장치(GPS)도 고래에 부착하지 못하고 사진을 찍어 조사했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에 있는 큰돌고래 가운데 12마리는 잔혹한 포경방식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에서 사온 것으로 나타났다. 돌고래 학살을 다룬 영화 <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로도 유명한 곳으로, 연간 2000마리의 돌고래를 후미진 곳으로 몰아 작살로 찔러 죽이거나, 공연용으로 산 채로 잡아들여 국제환경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돌고래쇼는 야생 서식지를 파괴하고 동물 학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반대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국제환경단체인 ‘고래와 돌고래 보존협회’(WDCS)가 지난 6월 낸 <2011 유럽연합 돌고래 수족관 보고서>를 보면, 공연·전시용 돌고래는 △체중 감소 △폭력적 행동 △위장병 등이 늘어나면서 치사율이 야생 돌고래의 갑절 가까이나 된다. 20일 동안 1076㎞를 다니는 돌고래가 아파트 한 칸 크기의 풀장에 갇히면서 받는 스트레스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영국에선 이미 1993년 돌고래 수족관이 자취를 감추는 등 유럽연합 27개 회원국 가운데 13개국에 수족관이 없다.
국내에서는 돌고래 수족관과 공연장이 늘어나는 추세다. 고래생태체험관을 운영하는 울산 남구는 올해 말 일본에서 돌고래 두 마리를 더 들여오고, 야생 돌고래를 길들이는 순치장도 새로 열 예정이다. 울산시와 울산 동구도 각각 대규모 수족관과 순치장 건설 계획을 내놓고 있다. 이들 지방자치단체는 장기적으론 국내 연안에서 돌고래를 잡아 순치장에서 길들일 계획이다. 울산 남구 관계자는 “돌고래는 운반비가 비싸 한 마리를 수입하는 데 8000만~9000만원이 든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쇼에 동원되는 돌고래가 ‘당신을 즐겁게 하기 위해 죽어가는 존재’라고 말한다. 오영애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야생 포획 위치 등 돌고래 이력을 수족관에 공개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규제가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국내 돌고래쇼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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