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댐 들어서며 서식지 사라져
지난 3월 여름철 관광지로 잘 알려진 전북 진안군의 운일암·반일암에 수중보 설치 공사가 진행되자 이 지역 환경단체가 멸종위기종인 감돌고기에 대한 위협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적이 있었다. 감돌고기에 피해가 예상되는 이유를 하나하나 지적한 이 환경단체의 노력으로 공사는 일시 중단됐다. 하지만 결국 나중에 감돌고기의 피해 영향을 줄이기 위하여 공사 규모를 축소 또는 변경하는 조건으로 공사는 재개됐다.
흔히 돌쭝어, 도꼬모자, 쭌칭이 등의 방언으로 알려진 감돌고기는 7~10㎝ 정도 길이에 몸은 옆으로 약간 납작하다. 몸 옆으로 중앙에 긴 검정 줄무늬가 있고 지느러미에도 검정색 반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1935년 금강 황간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이후 금강 상류에 분포하는 것으로만 알려졌는데, 70년 이후 만경강과 웅천에서도 감돌고기가 분포하는 것이 확인됐다. 감돌고기는 맑은 물이 흐르는 곳의 수심 30~90㎝인 곳에 있는 바위 틈이나 돌이 있는 곳에서 주로 작은 수서곤충을 먹고 산다.
수온이 섭씨 18도 이상 되는 5월 초순께 감돌고기 수컷이 무리지어 꺽지 산란장으로 들어가 암컷을 유인하여 산란하면 수컷이 잽싸게 정자를 살포하고 빠져나온다. 부성애가 강한 꺽지가 산란장을 지키면서 지느러미를 흔들어 산소를 제공해주면 감돌고기 수정란도 그곳에서 보호를 받는다. 감돌고기 어린 새끼는 꺽지가 부화하기 전에 먼저 부화하여 그곳을 빠져나온다. 이와 같은 감돌고기 탁란 현상은 최근 운일암·반일암 계류 조사과정에서 처음으로 확인됐고, 2003년 7월9일치 <한겨레>에 보도되기도 했다.
1980년대 충남 보령의 웅천에서 조사된 결과를 보면 웅천 전역에 감돌고기가 우점종으로 나타날 정도로 큰 집단들이 살고 있었는데, 90년께 웅천 상류의 보령댐 공사에 따른 탁류로 서식환경이 달라지면서 감돌고기는 웅천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만경강 상류에서도 감돌고기가 드물지만 살고 있었는데, 모래 채취 공사가 빈번해지면서 이제는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감돌고기 집단 서식으로 아주 좋은 조건을 지닌 금강 상류에도 대청댐과 용담댐이 들어서면서 대부분의 자연 서식지가 모두 사라지고 이제는 운일암·반일암과 같은 일부 계류에만 작은 집단이 남아 겨우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김익수 전북대 생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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