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발생한 대규모 정전 사태에는 초가을에 나타난 늦더위가 한몫을 했다.
한반도는 지난 추석 연휴부터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면서 30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날씨를 보이고 있다. 이날 정전이 발생한 대구의 최고기온은 34.2도로 9월 중순 날씨로는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서울 31.4도, 수원 30.8도, 부산 31도 등 정전이 일어난 다른 곳에서도 무더위가 이어졌다. 평년치와 비교하면 적게는 2도, 많게는 7도가 높은 수치다.
때늦은 더위 탓에 전남 나주·화순, 경남 김해·밀양 등 남부 일부 지방에는 2008년 폭염특보 제도가 시행된 이후 가장 늦은 시기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이처럼 기온이 치솟은 이유는 약 5㎞ 상공의 온도가 평년보다 5도가량 높은데다, 따뜻한 공기가 남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맑은 날씨가 계속되면서 달궈진 지표면도 열기를 내뿜었다. 김회철 기상청 통보관은 “일반적으로 8월 말이나 9월 초에 나타나는 늦여름 더위가 늦게 나타난 것”이라며 “평년보다 덥긴 하지만 전력수요량이 치솟는 한여름 더위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더위는 토요일인 17일까지 이어지겠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다음주부터는 낮 최고기온이 25도 안팎으로 떨어지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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