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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환경부 늑장에 ‘석면 운동장’ 퍼져나갔다

등록 2011-09-26 20:20수정 2011-09-26 21:34

작년 12월 ‘감람석 석면’ 보고받고도 대책 안세워
업체자료에 골프장·체육시설도 언급돼 우려 커져
정부가 지난해 12월 사문석과 감람석에 석면이 들어 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즉각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사이 석면 폐광에서 채광된 석면 사문석과 감람석은 대형 제철소와 학교 운동장, 프로야구 경기장에 계속 공급됐다.

26일 <한겨레>가 입수한 환경부의 ‘석면함유가능 광물질 실태조사 및 관리방안 마련’ 보고서를 보면, 이번에 ‘석면 야구장’ 논란을 부른 감람석과 사문석 등 12종의 석면함유가능물질에서 최고 30%가 넘는 고농도의 석면이 검출됐다. 이 보고서는 환경부의 의뢰를 받아 중부대 산학협력단 등이 작성한 것으로, 연구팀은 이들 광물을 채광하는 전국 광산의 시료를 채취해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환경부에 제출됐다.

이 12종의 광물들은 전국 광산에서 채광된 뒤 공장에서 가공을 거쳐 소비자에게 공급됐다. 비교적 석면 검출률이 높은 사문석과 감람석의 가공업체는 각각 10곳, 11곳이 운영되고 있었다. 최종 제품의 소비자 노출 위험도를 상·중·하로 평가한 결과, 2009년 ‘석면 파우더’ 논란을 일으킨 탤크(활석)와 감람석, 사문석은 ‘중’에 해당했다. 환경부는 내년 4월 시행 예정인 석면안전관리법에 따른 ‘석면함유가능물질’을 확정하고 규제 기준을 만들기 위해 이 보고서를 발주했다.

이번에 석면이 검출된 서울 잠실야구장 등 5개 야구장에 감람석을 공급한 경북 안동의 사문석 광산 2곳도 이번 연구의 분석 대상에 포함돼 있다. 두 광산은 과거 석면을 캤다가 광종을 바꿔 지금은 사문석을 캐고 있고 부수적으로 감람석도 공급하고 있다. 석면 폐광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생산되는 광물의 석면 함유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지만, 환경부는 보고서를 받고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두 광산에서 나온 ‘석면 사문석·감람석’은 지금까지 확인된 제철소 2곳과 학교 8곳, 야구장 5곳 외에도 대학 야구장, 골프장, 체육시설 등 전국적으로 공급됐을 것으로 보인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감람석 운동장을 조성하는 업체 홍보자료에 골프장과 체육시설도 언급돼 있어 다른 곳에도 공급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감람석 운동장 시범사업을 벌인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감람석 파쇄토를 학교에 공급한 업체만 5곳이다. 이 가운데 한 업체 관계자는 “우리는 학교와 야구장에만 공급했다”며 “다른 업체 사정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잠실야구장에서 시료를 채취하는 등 시내 야구장에 대한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 환경부도 안동 광산에서 나온 광물이 어디에 공급됐는지 파악하는 등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주대영 환경부 생활환경과장은 “27일 프로야구 관계자들과 만나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며 “필요하면 운동장 폐쇄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석면이 검출된 잠실, 부산 사직, 인천 문학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프로야구 구단들은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뢰해 정밀조사를 벌인 뒤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남종영 김양희 권혁철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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