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연 등 협동조합 준비위 발족
서울의 공공건물 지붕에 태양전지판을 설치해 전력을 생산하고 남은 전력은 발전회사에 파는 협동조합 형태의 햇빛발전소 건설이 추진된다.
마을공동체 운동 활동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환경운동 단체 간부 등이 참가한 ‘서울시민 햇빛발전협동조합’ 준비위원회는 다음달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발전회사, 금융기관과 함께 서울시의 모든 공공건물 지붕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17일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발기인대회를 열었다.
협동조합 준비위원회는 올해 학교 등 공공기관 지붕 50곳에 5㎿ 규모의 발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공공기관과 학교 등의 건물 지붕을 내어주면, 협동조합은 발전회사 등과 함께 특수목적회사(SPC)를 차려 햇빛발전소의 운영과 홍보를 맡는 방식이다.
예상되는 올해 사업비 160억원 가운데 조합원 출자금은 1%인 1억6000만원이고, 나머지는 발전자회사와 태양발전시설 업체, 시공협동조합, 금융기관을 통해 조달하겠다는 구상이다. 2014년까지 원전 1기분의 전력량을 줄이겠다고 공언한 서울시의 기후변화기금(538억원)도 활용한다. 이후 50㎿ 규모로 확대하면, 시간당 700㎿를 생산하는 원자력발전소 1기 생산량의 14분의 1에 해당한다.
발전회사가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을 사들여야 하는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가 올해부터 시행됨에 따라, 사업 추진에 탄력을 얻을 것으로 준비위는 기대했다.
협동조합 준비위는 발전소 설치 장소 타당성 조사를 하는 동시에 조합원 모집에 나섰다. 1구좌당 10만원 이상으로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하루 평균 일조시간을 3.5시간으로 잡을 때 5㎿ 규모 햇빛발전소의 연간 전력 판매 수익은 21억7000만원으로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출자한 시민들에게 10%를 배당하고 금융 조달비용 등을 빼도 연 12억원이 남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돈으로는 에너지 빈곤층(에너지 구입비용이 가구 소득의 10%를 넘는 가구)과 저소득층의 학생을 돕는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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