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낙동강 1~4공구 조사
오리 84%·기러기 18% 줄어
오리 84%·기러기 18% 줄어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 하류에 서식하는 일부 조류가 80% 넘게 줄어드는 등 생태계 교란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4대강 대규모 정비로 생태계 훼손이 클 것이라는 전문가·환경단체 등의 경고가 현실로 가시화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어서, 4대강 생태계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와 복원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부산 환경단체인 ‘습지와 새들의 친구’는 4대강 사업 착공 이전인 2008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겨울철(11~2월) 매월 둘째 주 토·일요일(일출~일몰시간)에 5개 팀이 망원경으로 낙동강 하굿둑~대천천(낙동강 1~4공구 구간)의 조류를 조사했더니, 조류 개체 수가 3년 만에 46.9% 감소했다고 21일 밝혔다. 강바닥을 준설하거나 강 옆 농경지·습지 등을 갈아엎기 전인 2008년 11월~2009년 2월에는 기러기·오리류가 4만6435마리였으나, 지난해 11월~올해 2월엔 2만4632마리로 2만1803마리(46.9%)가 줄었다는 것이다.
특히 흰죽지 등 잠수성 오리류는 대규모 준설 때문에 4361마리에서 678마리로 무려 84.4%(3683마리) 감소했다. 기러기류는 3년 전 9333마리에서 1년 전 4392마리로 2년 만에 52.9% 줄었다가 이번 겨울 7615마리로 다시 증가해 3년 사이 18.4%(1718마리)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조류가 가장 많이 줄어든 지역은 염막둔치 동쪽 수면부와 화명둔치 서쪽 수면부였다. 염막둔치 동쪽은 8991마리에서 1983마리로 3년 만에 77.9%(7008마리) 감소했다. 화명둔치 서쪽은 3년 전 4031마리에서 이번 겨울엔 겨우 139마리로 96.5%(3892마리)나 줄어들었다.
특히 강 수변부를 많이 깎아내고 준설한 낙동강 1·2하굿둑~서부산낙동대교(F구역)에선 2만6268마리에서 6906마리로 73.7%(1만9362마리) 줄었다.
김경철 ‘습지와 새들의 친구’ 사무국장은 “4대강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우려했던 생태계 교란과 파괴가 현실화됐다”며 “4대강 사업으로 훼손한 강 수변부부터 서둘러 복원해 철새 서식공간과 먹이터를 확보해야 하며, 추가 준설을 더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