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분야의 명저로 꼽히는 <신갈나무 투쟁기>의 저자로 국토해양부 4대강본부의 부본부장을 맡아 ‘지식인의 변신’ 논란을 일으켰던 차윤정 부본부장은 지난 30일 인터뷰에서 “4대강의 사업 목적은 70%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과거엔 생태학자, 지금은 ‘박쥐의 고통’ 토로한 차윤정씨와의 논쟁
4대강 사업이 사실상 준공에 이르렀다. 16개 보 가운데 11개는 이미 준공 허가를 받는 등 이달 안에 본류의 작업은 끝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3일 환경단체인 녹색연합과 <한겨레>의 공동 조사 결과, 남조류의 일종인 간독성 물질 ‘마이크로시스티스’가 대구시 낙동강변에서 검출되는 등 수돗물 안전 문제가 새로운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저술가이자 생태학자인 차윤정(46)씨는 임시 물막이 뒤에서 굴착기들이 강바닥을 한창 파내면서 사회적 논란이 뜨겁던 2010년 5월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환경부본부장에 임명됐다. <신갈나무 투쟁기> <식물은 왜 바흐를 좋아할까> <숲의 생활사> 등의 대중적 저술과 숲 해설 강의를 통해 ‘숲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던 그가 반환경적 폭거로 일컬어지던 4대강 사업의 대변인으로 ‘변신’한 것은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4대강 사업이 사실상 완료된 상황에서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지난 31일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차윤정 부본부장은 확신에 찬 어조로 4대강 사업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차 부본부장은 “애초 계획했던 사업 목표의 70% 정도를 달성했다”며 “지난해 비가 더 와도 문제없을 정도였고 갈수기 수질 문제도 무사히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다만 부실 공사 논란과 생태계 회복, 사회적 소통 등 파생된 문제들은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들이 막대한 4대강 유지관리비를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그는 “234개 관리지구(강변공원)만 집중 관리하고 나머지는 자연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홍보했던 것처럼 4대강에서 수영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엔 “깊이가 깊어서 좀 어렵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자신 같으면) 4대강에 강변공원을 234개까지는 안 만들었을 것”이라며 사업의 과도함을 일부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가슴이 아파 강에 가기 힘들다’는 이들이 있지만 그는 ‘강에 가면 강이 고맙다고 한다’고 말했다. 저술과 강연에서 드러난 ‘숲과 생명에 대한 열렬한 수호자’란 그의 이미지는 그의 한쪽 모습만 본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도 “어떤 때는 어두운 데 누우면 내가 박쥐인가, 이쪽저쪽 아부하다가 갈 곳을 잃어 어둠 속에 갇힌 박쥐인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고통스런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남종영 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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