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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보로 가로막힌 낙동강, 폭염에 녹조 호수로 변했다”

등록 2012-08-06 21:24수정 2012-08-06 22:53

폭염이 이어진 6일 오후 한강 상수원보호구역인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두물머리 일대에 남조류의 일종인 아나베나가 퍼지면서, 팔당호 물이 마치 초록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짙은 녹색으로 물들어 있다.  
양평/박경만 기자 <A href="mailto:mania@hani.co.kr">mania@hani.co.kr</A>
폭염이 이어진 6일 오후 한강 상수원보호구역인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두물머리 일대에 남조류의 일종인 아나베나가 퍼지면서, 팔당호 물이 마치 초록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짙은 녹색으로 물들어 있다. 양평/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남조류 확산 원인·대책은
녹색연합 “4대강탓 조류 급증”
환경부 “가뭄까지 겹친 탓 커”
남조류는 독소물질 배출해
정수처리로 대부분 걸러져
정부 “냄새는 끓이면 날아가”
최근 4대강의 남조류 확산에 장기간 이어진 폭염이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데는 수질 전문가 사이에 큰 이견이 없다. 풍부한 일사량과 높은 기온으로 물이 데워지면서 광합성을 하는 식물성 조류가 증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갖춰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낙동강의 경우 4대강 사업으로 지어진 보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조류는 물의 유속이 느릴수록 잘 발생하는데, 보가 물 흐름을 정체시킨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4대강 사업 이전에도 수온이 상승하고 일조량이 증가하는 시기에는 낙동강, 한강 하류지역 등에서 조류가 발생했다”며 “특히 올해는 유례없는 가뭄과 수온 상승으로 보에서 일시적으로 남조류 세포수가 높게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녹색연합은 “물의 정체시간이 길어지면 같은 조건에서도 발생확률이 높아진다”며 “낙동강 중류까지 남조류가 발생한 것은 8개 보로 막혀 낙동강이 거대한 호수로 변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현지 주민과 정수장 관계자들은 “과거에 최근과 같은 정도의 남조류 발생은 없었다”며 환경단체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낙동강 칠서정수장의 임영성 수질관리실장은 “18년 동안 일해오면서 지난번(6월 말)과 같이 남조류가 발생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우리 수계에서 주로 발견되는 남조류 가운데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 속은 절반 정도가 간에 독성을 나타내는 독소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을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나베나(Anabaena) 속은 아나톡신이라는 신경독소를 생성하는데 그 빈도는 마이크로시스티스에 비해 낮은 것으로 보고돼 있다. 김범철 강원대 교수(환경학)는 “아나베나에 여러 종이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 아나톡신 검출 보고는 없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남조류의 독소물질은 정수처리 과정에서 잘 제거돼 정수된 수돗물에서 문제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들의 대사 과정에서 나오는 지오스민이란 냄새물질은 독소물질에 비해 정수처리 과정에서 잡기 어려워, 고도정수처리설비를 갖추지 않은 정수장 권역의 수돗물 냄새 민원의 원인이 되고 있다. 낙동강 수계 18개 정수장 가운데 중상류 지역 4개 정수장을 뺀 14개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이나 강변여과시설을 갖추고 있으나, 한강 수계에는 원수 수질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이유로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가 늦어지고 있다

환경부 김진석 상하수도정책관은 “2015년까지 서울시 6개 정수장과 수도권 8개 광역정수장이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갖추도록 할 계획”이라며 “긴급 대책으로 정수장들에 정수 처리를 철저히 하고, 수돗물의 지오스민 농도가 감시기준인 20ppt(1ppt는 물 1ℓ당 10억분의 1g)를 넘어 냄새가 나면 끓여 쓰도록 홍보하라고 조처했다”고 말했다. 지오스민은 3분 정도 끓이면 날아간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국립환경과학원 한강물환경연구소 양형재 소장은 “근본적 대책은 하천에 질소, 인 등 조류 영양물질의 유입을 줄이는 것”이라며 “하수처리장의 방류수를 재활용하는 무방류시스템도 장기적 대책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조류

하천이나 호수 물에 발생하는 식물성 조류(algae)의 일종으로 과다 증식하면 짙은 청록색을 띠기 때문에 남조류라고 불린다. 녹조류나 규조류 등 다른 조류와 달리 세포 안에 독소물질을 생성하는 빈도가 높아 정수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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