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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이 ‘낙동호’ 됐다

등록 2012-08-30 21:09수정 2012-08-31 08:23

지난 28일 오후 대구 달성군 현풍면 낙동강 달성보에서 태풍 볼라벤의 북상으로 인해 강물이 불어나자 수문을 열어 강물을 하류로 흘리고 있다.   대구/류우종 기자 wjryu@hani.co.k
지난 28일 오후 대구 달성군 현풍면 낙동강 달성보에서 태풍 볼라벤의 북상으로 인해 강물이 불어나자 수문을 열어 강물을 하류로 흘리고 있다. 대구/류우종 기자 wjryu@hani.co.k

국립환경과학원 시뮬레이션 결과
물 체류시간 5배 이상 늘어나
칠곡~강정보 하루 유속 0.9㎞ 최저
미·일 기준 적용땐 200㎞가 ‘호수’

4대강 사업이 낙동강을 더이상 강이 아닌 인공 호수로 개조해 놓았음을 보여주는 정부연구기관의 모의실험 결과가 공개됐다. 지금까지 환경운동 진영에서 비슷한 모의실험 결과를 내놓은 적은 있으나, 정부 쪽 모의실험 결과로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부가 3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심상정 통합진보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립환경과학원의 ‘4대강 체류시간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낙동강 상류인 안동댐에서 출발한 물이 하류의 하구언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저수량(1년 365일 중 275번째로 많은 유량) 기준으로 최대 168일로 나타났다. 모델링에서 보 건설 이전 체류시간으로 산정된 31일에 비해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낙동강은 저수지와 댐에서 물을 방류하지 않으면 1시간에 82m, 방류할 경우 1시간에 113m의 유속으로 흐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동강에 15~43㎞ 간격으로 지어진 8개의 보가 강물 흐름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가장 유속이 느린 칠곡보~강정보 사이 구간의 유속은 하루 0.9㎞에 불과했다.

낙동강에 지어진 보와 보 사이에 강물이 체류하는 시간은 평수량(1년 365일 중 185번째로 많은 유량)을 기준으로 해도 최소 6.19일에서 최대 24.3일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물 체류일수가 4일 이상일 경우 ‘호소’(호수와 늪)로 분류하는 일본 기준을 적용하면 안동댐~하구언 사이 낙동강 본류 334.4㎞ 가운데 최상류인 안동댐~영강 사이 67㎞ 구간을 뺀 나머지 267㎞ 구간은 강이 아니라 9개의 토막난 인공 호수가 된다. 물 체류기간이 7일 이상일 경우 ‘호소’로 보는 미국 연방법을 적용해도 안동댐~낙단보 96㎞와 강정보~달성보 20.4㎞를 뺀 218㎞ 구간은 최소 1년의 절반은 호수 상태로 머무는 셈이다. 저수량을 기준으로 일본의 ‘호소’ 규정을 적용하면, 안동댐에서 하구언까지 낙동강 본류 전 구간을 호수라 할 수 있다. 국내에는 체류시간을 기준으로 하천과 호소를 구분하는 규정이 없다.

심상정 의원은 “환경부 제출 자료에 따르면 낙동강은 더이상 강이 아니라 ‘낙동호’로 불러야 할 것”이라며 “낙동강의 수질관리 정책은 낙동강을 다시 자연화할 때까지 ‘호소’에 맞춰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제출한 자료의 체류시간 값은 2009년에 수질예측 모델링을 위해 2006년 강우조건 및 유량 등을 활용해 산출한 가상의 값”이라며 “하천은 강수량, 댐 방류량, 보 운영조건 등에 따라 유량이 달라지므로 그 수치를 낙동강의 실제 체류시간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4대강의 유량·유속은 국토해양부가 맡고 있으며, 4대강 사업 이후 측정한 실제 체류시간에 대한 자료는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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