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환경

‘대기업 불산’은 정부 관리대상에 없었다

등록 2013-01-31 20:21수정 2013-02-01 08:30

노동부, 유해물질에 포함안해
삼성 안전대책 미비 근거 제공
환경부는 5인미만 업체만 관리
국내에서 취급되고 있는 불산 대부분이 정부 안전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노동자들과 인근 주민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31일 <한겨레> 취재 결과, 사업장 안전관리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최근 삼성전자 화성공장에서 누출돼 노동자 사망 사고를 낸 유해화학물질인 불산을 산업안전보건법상 공정안전관리 대상에서 제외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는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불산을 사고대비물질로 지정해 특별관리하고 있지만, 산업안전보건법의 공정안전관리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5인 미만 영세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불산만 대상으로 하고 있다. 전자·정유·의약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불산 대부분이 정부로부터 특별관리를 받지 않고 있는 셈이다.

노동부는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물질 가운데 사고 위험이 특히 높은 21종을 산업안전보건법상 유해·위험물질로 지정해 관리중이다. 이들 물질을 일정량 이상 다루는 설비를 갖춘 사업장들은 설비 가동 전에 노동부에 안전운전 계획과 사고 때의 비상조처 계획 등이 포함된 공정안전보고서를 제출해 심사를 받고 있다. 노동부는 이 21종의 유해·위험물질에 ‘불화수소’만 넣고, 불화수소의 수용액인 불산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김규석 노동부 제조산재예방과장은 “공정안전보고서 작성은 위험물질 가운데서도 가장 위험한 물질에 대해서만 하도록 하는데, 불산은 불화수소에 비해 위험도가 낮기 때문에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환경부는 불화수소를 사업장들이 누출 사고에 대비해 자체방제계획서를 작성해 심사를 받아야 하는 69종의 사고대비물질에 포함시키고, 적용 범위를 ‘불화수소 및 불화수소를 1% 이상 함유한 혼합물질’로 명시해 놓고 있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은 자체방제계획서에 사고 시 인근 주민들의 대피계획까지 포함시키고, 이를 인근 주민들에게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석광설 국립환경과학원 화학물질연구과장은 “불산은 다른 산에 비해 상온에서 잘 기화해 불화수소가 되기 때문에 엄격히 관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삼성전자 화성공장에서 발생한 사고도 50% 농도의 불화수소 수용액, 즉 불산이 누출돼 기화한 것이 원인이 됐다.

노동부가 불산을 공정안전관리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은 결과, 실제 연간 1만6000여t의 불산을 사용하는 삼성전자 화성공장 일부 라인의 공정안전보고서에도 불산 누출 사고에 대한 대책 부분이 빠져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준공한 16라인의 공정안전보고서에 불산을 제외한 것은 맞지만 이는 노동부 규정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사고가 난 11라인의 공정안전보고서를 2003년 작성할 때는 법규보다 엄격히 관리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노동부 규정과 상관없이 불산을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김규석 과장은 “불산의 위험성을 다시 평가해 관리 대상에 넣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국정원 직원, 다른 사이트에도 ‘정치 글’
“글 안썼다”→“대북심리전”…국정원, 거짓말 들키자 거듭 말바꾸기
징역4년 최태원 ‘눈 질끈’…무죄 최재원 ‘눈물’
박태환 아버지 “우리 태환이가 무슨 죄 있나요?”
희토류 전쟁, 중국의 패배?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지금 당장 기후 행동”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