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핵심부품 성적서 위조 알고도 가동중
원전 8기서 시험성적서 위조 부품 355개 달해
원전 8기서 시험성적서 위조 부품 355개 달해
국내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이 경북 울진의 한울 원전 2호기 핵심 부품의 시험성적서가 위조됐고, 시험성적서 위조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부품이 400개를 넘는데도 한울 2호기 등 원전 6기의 가동을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조경태 민주당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한수원이 올해 2월1일~6월3일 국내 원전 23기 가운데 6기를 대상으로 원전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여부를 조사했더니 222개 부품의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한 6기는 부산 고리 4호기, 전남 영광의 한빛 2·3호기, 경북 월성 4호기, 경북 울진의 한울 2·5호기다.
한수원은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부품 222개 가운데 218개는 교체했으나, 한울 2호기의 부품 4개는 교체하지 않은 채 가동하고 있다. 이들 부품 4개는 20~1600m 길이의 제어케이블이다. 엘에스(LS)전선이 작성한 시험성적서를 근거로 효성이 한수원에 납품해, 2009년 3월과 2010년 7월에 대체교류 비상전원계통에 설치됐다. 이 제어케이블은 원전 전력 공급이 끊기고 비상발전기 전력마저 공급이 중단되는 ‘블랙아웃’ 사태 때, 최후에 대체 교류발전기의 전력을 공급하는 구실을 한다. 이 부품마저 불량이라면, 원자로 핵연료봉 등 노심이 녹아내리는 비상사태를 배제할 수 없게 된다.
한수원 관계자는 “2010년 10월 이후 13차례 대체교류 전원계통 가동 시험을 했는데 실패한 적이 없었고 제어케이블 고장도 없었다. 효성이 제출한 시험성적서는 위조됐지만, 엘에스전선의 시험성적서 원본과 실제 납품된 제어케이블이 일치한 것으로 나타나 부품 자체는 정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한수원은 437개 부품의 시험성적서가 위조됐는지를 확인하지 못했는데도 6기의 원전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경태 의원은 “원전 핵심 부품의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한울 2호기와, 시험성적서 위조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부품이 포함된 원전까지 모두 6기의 가동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수원 쪽은 ‘전력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시험성적서 위조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당장 원전 가동을 멈출 수는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한수원이 조사한 6기와 한빛 5·6호기 등 8기의 원전을 조사한 결과,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부품은 모두 355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검찰이 수사중인 새한티이피가 작성한 신고리 1·2호기, 신월성 1·2호기 부품의 가짜 시험성적서는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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