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돌고래’ 삼팔이, 야생에 적응한 듯

‘고향 냄새 어떠니?’ 제주 퍼시픽랜드 수족관에서 돌고래쇼에 동원됐던 남방큰돌고래 춘삼이와 삼팔이(D-38)가 풀려나 8일 오전 서귀포시 성산항의 해상 가두리로 옮겨져 헤엄치고 있다. 이들은 가두리에서 야생 적응 훈련을 거쳐 바다로 되돌아간다. 제주/김봉규 기자 [e-mail]

제주 서귀포시 연안에서 발견
무리에서 먹이 사냥모습 포착

야생적응 훈련 도중 가두리를 벗어난 남방큰돌고래 ‘삼팔이(D-38)’가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연안에서 발견됐다.

삼팔이는 지난 22일 서귀포시 성산항 가두리에서 제돌이, 춘삼이와 함께 야생적응 훈련을 받던 도중 가두리 그물망이 풍랑에 흔들리다가 마모돼 생긴 지름 30㎝가량의 구멍을 통해 빠져나가 행방을 알 수 없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는 지난 25일과 27일 제주 연안에 머물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무리에서 삼팔이를 발견했다. 고래연구소는 제주 연안에서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 정기조사를 벌이다가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에서 발견한 50여마리의 남방큰돌고래 무리의 개체 식별을 한 결과, 무리 안에서 다른 돌고래와 함께 지내는 삼팔이를 발견했다. 또 삼팔이가 먹이를 사냥하는 모습도 잡았다.

고래연구소 쪽은 제주 연안에서 발견되는 남방큰돌고래의 등지느러미 상처 모양이 돌고래별로 다른 점을 이용해 식별번호를 매겨 2007년부터 해마다 4차례씩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100여마리가 개체별로 식별됐다.

삼팔이는 22일 가두리를 빠져나간 뒤 성산포 인근의 돌고래 무리와 합류해 제주도 남부 연안을 돌아 사흘 만에 정반대 쪽인 대정읍 연안에 도착한 점으로 미뤄 자연 서식지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고 고래연구소 쪽은 밝혔다.

삼팔이는 2010년 5월 제주시 애월읍 앞바다에서 불법 포획된 뒤 한 돌고래쇼장으로 넘겨져 돌고래쇼에 동원됐다가 지난 3월 대법원이 돌고래 몰수 판결을 내리면서 방류가 결정돼 지난 4월8일부터 성산항 가두리에서 야생적응 훈련을 받아왔다.

제주/허호준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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