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찰’ 수감중에 또 조사
‘영포라인’ 원전 브로커한테
금품 받았는지 집중 추궁
‘영포라인’ 원전 브로커한테
금품 받았는지 집중 추궁
이명박 정부 당시 영향력을 행사해 ‘왕차관’으로 불렸던 박영준(53)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27일 원전업체로부터 3억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다. 박 전 차관은 이날 오후 부산교도소에서 수의를 입은 채로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출석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단지 시행사인 파이시티로부터 인허가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알선수재)로 구속된 뒤 같은 해 6월 민간인 불법사찰을 지시한 혐의까지 더해져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1년 3개월 남짓 서울구치소에서 복역해왔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을 상대로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지낸 이아무개(51·구속 기소)씨를 통해 원전 냉각수 처리업체 ㅎ사의 금품을 건네받은 혐의를 조사했다. 검찰은 “2009년 2월 영포(경북 영일·포항)라인 출신 원전 브로커 오아무개(55·구속 기소)씨로부터 3억원을 받아 박 전 차관한테 수천만원을 건넸다”는 이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박 전 차관을 추궁했다. 앞서 오씨는 검찰에서 “ㅎ사 이아무개(75) 대표로부터 한국수력원자력㈜과 계속 계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로비를 해야 한다며 3억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이 2011년 2월 아랍에미리트 원전을 수주한 한국전력 쪽에 960억원 규모의 아랍에미리트 원전 냉각수 처리 설비 계약을 ㅎ사와 체결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2010년 8월 한국정책금융공사가 주관한 신성장동력 육성 펀드에서 642억원을 지원받도록 도와줬는지를 캐물었다. 앞서 오씨는 검찰에서 “아랍에미리트 원전 냉각수 처리 설비 공사를 도급받도록 해주겠다”며 ㅎ사 대표 이씨로부터 13억원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박 전 차관은 이날 밤늦게 부산교도소로 다시 돌아갔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을 한두차례 더 불러 조사하고 이씨와의 대질심문도 벌일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차관의 소환 횟수를 정하지는 않았다. 조사하면서 박 전 차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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