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로 서식지 교란된 탓인 듯
야생 멧돼지가 대도심에 나타난 횟수가 최근 3년간 8배 이상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국의 야생 멧돼지 서식 밀도는 큰 변화 없이 안정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가 12일 발표한 ‘도심 멧돼지 출몰 현황 및 관리대책’ 자료를 보면, 전국 도심의 야생 멧돼지 출현 횟수는 2010년 79건에서 2011년 380건, 2012년 641건으로 8배 늘었다. 올해는 지난 8월까지 243건이었다. 인천을 뺀 6개 특별·광역시의 최근 3년간 야생 멧돼지 출몰 건수를 보면, 서울이 381회로 가장 많았고 이어 대전(365회), 부산(186회), 광주(151회), 울산(24회), 대구(17회) 순서였다.
이처럼 멧돼지가 도심에서 발견되는 사례가 잦아졌지만 전국의 야생 멧돼지 서식 밀도는 지난 10년 동안 1㎢당 3.8마리 안팎의 적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생태계의 야생동물 적정 서식 밀도는 서식 환경의 질에 좌우되는데, 국립생물자원관은 우리나라 생태계의 멧돼지 적정 서식 밀도를 1㎢당 3~5마리로 보고 있다.
멧돼지가 적정 서식 밀도를 유지하고 있는데도 도심에 나타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은 대도시 주변 개발에 따른 서식 환경의 변화와 인위적인 서식지 교란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환경부는 추정하고 있다.
최종원 환경부 자연정책과장은 “멧돼지의 도심 출현에 따른 피해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이동 통로를 설치해 멧돼지 서식지를 확장시켜 주는 등 도심 주변 멧돼지 서식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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