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 돌아간 반달곰
지리산 등반객 ‘야호’ 자제를
29마리 중 11마리 겨울잠 ‘코~’
29마리 중 11마리 겨울잠 ‘코~’
지리산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들의 본격적인 겨울잠이 시작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멸종위기종 복원을 위해 지금까지 지리산에 풀어놓은 곰들과 그 사이에 태어난 새끼곰 등 29마리 가운데 11마리가 동면에 들어간 것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동면은 예년보다 평균 10일 정도 이른 것이다. 공단은 나머지 곰들도 다음달 중에는 모두 동면을 시작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리산을 찾는 등반객들에게 이들의 겨울잠을 방해하지 않도록 조심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반달가슴곰은 바위굴이나 나무틈, 지표면의 움푹 팬 곳 등의 바닥에 낙엽이나 작은 나무줄기들을 깐 뒤, 그 위에서 몸을 동그랗게 웅크려서 체온을 최대한 유지하며 겨울잠을 잔다. 공단 종복원기술원 조사결과 지리산 반달가슴곰들이 가장 선호하는 동면 장소는 바위굴인 것으로 파악됐다. 2009년 이후 지리산에서 태어난 아기곰 12마리는 모두 바위굴에서 동면 중이던 어미에게서 태어났다. 반달가슴곰들에게 부착한 무선 발신기 위치 추적에서 암수 2쌍이 지속적으로 함께 활동한 것으로 확인돼, 이번 동면 중에도 새끼가 태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밝혔다.
곰은 깊은 잠을 자는 게 아니라 가수면 상태에서 동면하기 때문에 위험을 느끼면 깨어나 이동하다가 탈진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종복원기술원 권철환 원장은 “겨울 지리산을 찾는 등반객들은 샛길을 출입하거나 ‘야호’ 소리를 질러 반달가슴곰들의 동면을 방해하지 않도록 조심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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