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비중 30~50% 달하는데도
오염물질 배출량 등 확인 못해
고농도 예보 적중률 33% 그쳐
윤성규 장관 “공동예보 모델 개발”
예보 정확성 높일 대안 될지 주목
오염물질 배출량 등 확인 못해
고농도 예보 적중률 33% 그쳐
윤성규 장관 “공동예보 모델 개발”
예보 정확성 높일 대안 될지 주목
최근 전국을 뒤덮은 고농도 미세먼지는 현실적으로 근본 해답을 내놓기 어려운 문제다. 이는 한국의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과 관련된 몇 가지 사안만 따져봐도 누구나 금세 이해할 수 있다.
우리나라 대기의 미세먼지 농도는 중국에서 날아오는 대기오염물질의 절대적 영향을 받는다. 대표적 대기오염 물질인 황의 28.7%가 중국에서 날아온다는 것은 중국 국립연구기관이 참여한 한·중·일 공동 연구에서 내려진 결론이다. 미세먼지의 이동에 대해서는 아직 공동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정부는 지난해 12월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중국발 미세먼지 비중이 전체의 30~50% 안팎이라고 밝혔다. 이 비율은 평균치이므로, 중국에서 고농도 스모그가 발생한 최근과 같은 상황에서 중국발 미세먼지 비중은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
중국은 지난해 9월 2017년까지 약 304조원을 투자해 베이징의 초미세먼지(PM2.5) 오염도를 25% 떨어뜨리는 것을 목표로 한 ‘대기오염방지 행동계획’을 발표하는 등 대기오염 개선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투자 계획이 실제 이뤄져서 가시적 효과를 나타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는 중국의 초미세먼지 배출량이 2022년까지 증가하고, 최악의 경우 2050년까지 악화할 것이란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정부가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업장의 배출허용기준 강화, 차량의 배출허용기준과 사후관리 강화, 전기차 등 친환경차 보급 확대 정책 등을 추진하면서도 “중국의 환경 개선효과가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겨울철을 전후해 고농도 미세먼지는 수시 발생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는 것은 이런 사정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세먼지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방법으로는,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와 상승 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우리나라 자체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때 국민들에게 미리 알려 외부활동 계획에 참고하고 마스크를 준비하도록 하는 것 외에 뾰죽한 방법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6일부터 기상청과 공동으로 전국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대기오염 예보를 실시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초미세먼지를 대상으로 한 예보도 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문제는 예보의 정확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환경부는 시범예보를 시작한 지난해 8월30일부터 이달 21일까지의 전체 예보정확도가 71.8%에 이른다고 설명하지만, 실제 예보가 가장 필요한 고농도 미세먼지 때만 따지면 적중률은 33.3%에 불과하다.
미세먼지 예보의 정확도가 높지 않은 것은 예보를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예보 인력들의 경험이 축적되지 않은 데다, 예보에 필요한 모델과 입력 자료의 질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미세먼지 예측을 제대로 하려면 중국의 날짜별 측정 자료, 발전소·자동차 등 배출원별 자료가 필요한데 중국은 공동연구 과정에서도 이런 자료의 공개를 꺼려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빈약한 자료로 오염물질의 2차 반응까지 고려해야 하다보니 일기 예보보다 복잡한 미세먼지 발생을 정확히 예보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2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협력해서 미세먼지 예보 모델을 개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런 시도는 모델 공동 개발 과정에서 중국 쪽으로부터 대기오염물질 실시간 배출량 측정치, 배출원별 자료 등 예보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필요한 자료 확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윤 장관은 “미세먼지 예보는 중국도 관심이 많기 때문에 우리와 협력하는 방안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밝혀 미세먼지에 대한 예보의 정확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한편 지난 20일 오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고농도 미세먼지는 28일부터 사라지기 시작할 전망이다. 환경·기상 통합예보실은 “북서 및 북동 계열의 깨끗한 공기의 유입으로 내일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는 전 지역이 ‘보통’(일평균 31~80㎍/㎥)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27일 밝혔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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