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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독일 실패 배우지 않고 4대강 끝내 파괴하다니…”

등록 2014-03-23 20:53수정 2014-03-23 22:19

베른하르트 교수 인터뷰

2년반만에 다시 4대강 현장 찾아
“4대강 살릴 수 있는 길은 복원뿐
자연은 설계하려 해선 안돼”
베른하르트 교수
베른하르트 교수
독일 카를스루에 대학의 한스 헬무트 베른하르트(72·사진) 교수는 원래 운하 및 보를 설계하는 하천 개발 전문가였다. 그는 1976년 라인강에 이페츠하임 보가 지어진 뒤 홍수의 양상이 달라졌다는 주민의 관찰과 호소에 귀 기울이다 하천 복원 전문가로 돌아섰다.

-4대강 사업 진행 중에 한국에 와서 4대강을 돌아보고 이번에 4대강 사업이 끝난 현장을 살폈다. 어떤가?

“2년 반 전 한국에 와서 4대강에서 진행되는 공사 현장을 돌아보며 이렇게 될 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슬프다. 나는 한국에서 4대강 파괴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왜 독일의 실패에서 배우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 답답하다. 2년 반 전에 나에겐 희망이 있었다. 강력한 반대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써서 (4대강 반대 단체들을 통해) 법정에도 제출했다. 이제는 너무 늦은 것 같다. 나는 더는 도움이 안 될 것 같다. 이제 당신들이 변화를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과거 인터뷰에서 독일에서는 4대강 사업과 같은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어떤 점 때문인가?

“무엇보다 법적, 제도적 요인 때문이다. 2000년에 마련된 유럽연합(EU) 물관리 지침은 회원국에 강 생태계를 보존·향상시키라고 요구한다. 정부가 그에 어긋나는 물정책을 펴면 시민들이 용납하지 않는다. 결국 문제는 시민의식인데, 이는 실패를 겪어야 만들어진다. 실패를 통해 배운 시민의식이 중요하다.”

-4대강은 복원이 정답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4대강 복원 또는 재자연화는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것이 좋을까?

“우선 보를 여는 것이 첫 단계이고, 두 번째 단계는 강바닥이 채워지게 하는 것이다. 보를 열고도 충분한 침전물이 상류에서 내려오지 않으면 인공적으로 침전물을 채워 강을 먹여 살려야 한다. 낙동강을 오가며 보면 강변에 준설토가 많이 쌓여 있다. 그것을 다시 강에 집어넣어야 한다.”

-수문을 열면 역행침식이 가속화하지 않을까?

“그럴 수 있다. 따라서 수위가 평준화되는 것을 고려하며 통제된 개방을 하는 것이 좋다.”

-복원이 최선의 방법이라면 4대강 공사를 한 것과 마찬가지로 생태복원 공사를 하자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보만 헐고 나머지는 자연에 맡겨야 한다. 자연은 설계할 수 없고, 설계하려고 해서도 안 된다.”

낙동강/글 김정수 선임기자, 사진 김성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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