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새벽 4시48분 ‘역대 4위급’
연간 횟수 계속 증가…작년 93회
“한반도 안전지대 아니다” 우려
“탐지방법 개선된 결과” 의견도
연간 횟수 계속 증가…작년 93회
“한반도 안전지대 아니다” 우려
“탐지방법 개선된 결과” 의견도
이러다 정말 큰 지진이 오는 게 아닐까? 지난해 지진 발생 횟수가 크게 늘었다는 얼마 전 언론 보도에 이어 1일 서해에서 규모 5.1의 비교적 강한 지진과 규모 2.3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은 사람들의 의문이다. 지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크게 우려할 일이 아니’라는 의견과 ‘더는 지진에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신호’라는 시각이 엇갈린다.
충남 태안군 서격렬비도 서북서쪽 100㎞ 북위 36.95, 동경 124.50 지점 해역에서 1일 새벽 4시48분 처음 발생한 지진은 기상청이 1978년부터 지진 계기관측을 시작한 이후 역대 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올해 들어 국내에서 9번째 발생한 지진이다. 진앙에서 200㎞ 넘게 떨어진 서울에서도 창문을 흔들어대 민감한 사람들을 놀라게 할 정도였다.
한국의 연간 지진 발생 횟수는 기상청이 관측을 시작한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93회나 발생했다. 기상청의 유용규 지진감시과장은 “이번 지진의 규모는 이례적이어서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지진의 발생 횟수가 늘어난 것은 관측 능력이 확충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1998년까지 전국 12개 관측소에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관측을 하다 이듬해 관측소를 32개로 늘리고 관측 방식도 더 정밀한 디지털 방식으로 바꿨다. 그 뒤로도 관측소를 매년 10개가량씩 늘려 지금은 전국에 127개를 운영하고 있다.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진 발생 횟수가 늘어난 것은 지진탐지 방법의 개선으로 과거에 잡아내지 못하던 작은 규모 지진까지 관측한 덕분으로 보이며, 최근 일어난 지진들을 대규모 지진의 전조로 볼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창환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최근 지진 발생은 우리나라가 더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서해 지진 연구와 관련한 국가 차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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